[손에 잡히는 책] 정치학 교수, 도축장에서 폭력의 정치를 보다… ‘12초마다 한 마리씩’
12초마다 한 마리씩/티머시 패키릿 (애플북스·1만5000원)
12초마다 한 마리씩 소가 도축되어 깔끔한 포장육으로 가공되는 곳. 직원 800여 명이 철저한 분업 하에 각자 맡은 일만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곳. 생산량 기준으로 미국 내 도축 및 소고기 가공시설 중 상위 10위에 속하는 곳. 그러나 강력 로비로 인해 외부인의 접근이 법적으로 제한된 그 곳에 젊은 정치학자가 잠입해 들어간다.
불법체류자나 이민자 등을 주로 고용하는 그 곳에 태국출신 이민자인 저자는 외모 덕분에 별 탈 없이 위장 취업에 성공한다. 이후 약 5개월에 걸쳐 저자는 도축장의 일상을 소상히 관찰하고 기록했다. 미국 뉴욕의 뉴스쿨 대학 정치학과 조교수인 저자는 도축장에서 냉각실에 배정돼 소의 간을 매다는 작업을 시작한다. 이후 실질적인 도살이 이뤄지는 킬 플로어로 옮겨 도살작업을 직접 목격하기도 하고, 품질관리부 직원으로 승진해 그곳의 위생실태와 감시체계를 관찰한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우리사회 전체가 폭력적인 일을 눈감아주고 있으며 잔혹한 행위를 은밀히 덮어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일이 거리낌 없이 이뤄지는 이유가 ‘은폐’와 ‘거리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지훈 옮김.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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