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 교수 출마 선언은 했지만
구체적 정치쇄신안, 국가비전 제시 없어 아쉬움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도 출마 여부에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던 안 교수가 출마를 공식화함으로써 대선 구도는 일단 3강 체제로 모양새가 갖춰졌다. 유력 후보가 장외를 떠돌면서 야기됐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국민들은 보다 선명한 구도 안에서 차기 국가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안 교수는 출마선언문에서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다”면서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쇄신의 출발로 선거 개혁을 꼽은 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선의의 정책 경쟁을 국민 앞에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기자회견의 많은 부분을 출마 결심을 하기까지 과정과 이유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솔직한 화법, 나직한 목소리는 설득력을 높였다. 하지만 카리스마는 부족했고, 콘텐츠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정치쇄신을 출마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그 구체적인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 국가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에 대한 비전 제시도 빈약했다. 그는 현명한 국민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방법론일 뿐 비전이 아니다.
안 후보는 앞으로 보다 분명한 내용을 놓고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그간은 정치에 뛰어들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유보된 시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이제부터는 구체적 콘텐츠를 내놓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견해가 다른 기존 정당이나 후보와는 큰 목소리로 논쟁해 자신의 존재를 입증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그에게 따라붙는 정치 및 행정 경험 부재, 국정운영 능력 미지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민들의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도덕성 및 자질 검증 과정도 거쳐야 한다. 새누리당이 출마선언 후 안 후보에 대한 혹독한 검증을 벼르고 있고, 민주당도 자질 검증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 대권 도전이 공식화된 만큼 국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나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면 납득이 가도록 분명하게 해명하거나 아니면 국민 앞에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는 안 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야권 내부 재량에 맡겨진 영역을 넘어섰다. 국민 앞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만큼 이를 번복할 경우 보다 명확한 소명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커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를 후보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뒤 두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대선 후보 지지율 구도로는 후보 단일화가 야권의 승리를 위한 매우 유력한 수단이 될 전망이다. 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나서게 된다면 바뀐 상황과 그 이유를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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