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김찬규] 센카쿠 갈등에 이어도를 생각한다

Է:2012-09-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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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김찬규] 센카쿠 갈등에 이어도를 생각한다

“이어도는 중국의 전략적 요충지… 실력행사 움직임에 철저히 대비해야”

지금 중·일 간 영유권 분쟁 격화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5개 섬과 3개 암초로 구성돼 있다. 그중 제일 큰 우오쓰리시마(魚釣島)와 그 인근의 2개 섬, 기타고지마(北小島) 및 미나미고지마(南小島)를 지난 10일 일본 정부가 민간 소유자에게서 20억5000만엔(약 3000억원)에 사들여 국유화했다. 극우파로 이름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도쿄도에서 이를 매입해 접안시설의 건설 등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고 나서자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고 열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섬을 사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이었다.

3개 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국유화 조치가 있자 당일 중국은 열도에 영해기선을 선포하고 11일에는 해감총대(海監總隊·우리나라 해양경찰청에 해당) 소속 해양감시선 6척을 파견하는 강수에 나섰다. 6척의 해양감시선 중 해감 50호는 Z9A 헬기를 탑재한 4000t급의 최신예 기함급 함정이며 나머지도 1000∼2000t급의 작지 않은 함정들이다. 이들 해양감시선단은 2개 편대로 나뉘어 14일 열도 영해에 진입해 시위를 했다. 그들이 영해 내에 머문 시간은 7시간이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주권 수호를 위한 항해”라고 표현했다.

지금 중국은 호기 도래라 판단한 듯 전방위적 대일 압박에 나서고 있다. 군중이 일장기를 불사르고 주중 일본 공관 앞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규탄하는 것은 약과이고 본격적 일본 상품 보이콧마저 서슴지 않을 기세다. 군 고위 관계자가 휘하 군부대에 경계태세를 명하는가 하면 정부 일각에서는 2010년 4월에 있었던 희토류(稀土類) 대일수출 제한을 연상케 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한다. 휴어기(休漁期)가 끝나면 중국 어선단이 열도 해역에 대거 투입돼 ‘선해전술’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어도 문제 등 중국과 잠재적 해양갈등 요소를 안고 있는 우리로선 센카쿠열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방법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마라도와 149㎞, 중국 서산다오와 287㎞ 떨어져 있어 누가 보아도 우리 쪽에 있는 이어도에 우리는 2003년 6월 30일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준공해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권리주장이 겹치는 해역’에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자국 것이라고 하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실력행사마저 불사할 듯한 고압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두만강 하구에서 위쪽 16.93㎞까지가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지대여서 중국은 만주에서 동해로 나가는 출항권을 얻기 위해 북한의 나주·선봉을 50년간 조차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지금 동해에는 엄청난 중국 해군력이 전개되어 있는데 이것은 나진·선봉에 투자한 권익을 보호하고 두만강의 출항권을 수호하기 위함이다. 이어도 해역은 중국 함대의 동해 진출 길목이어서 중국엔 막중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요충지다.

중국은 이어도 해역에 대한 연고권을 쌓기 위해 법률론 외에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 이어도 해역은 중국 휴어기를 제외하고는 발 디딜 틈 없이 중국 어선들로 뒤덮여 있는데 이것은 경계획정 교섭 시 ‘전통적 어업권’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것은 이어도의 중국식 명칭인 ‘쑤옌자오(蘇岩礁)’를 중국 고대문헌 산해경(山海經)과 연결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명칭은 1900년 6월 5일 그곳을 지나가던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The Socotra)’의 접촉사고가 계기가 돼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음역한 것이 ‘쑤옌자오’인데도 중국이 견강부회를 서슴지 않는 것은 ‘역사적 권원’을 주장하기 위한 전초작업이다.

‘센카쿠 공정’이 끝나면 중국 관심이 북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법상 인정된 영유권 분쟁 해결의 길을 벗어난 듯한 중국의 행태를 접하면서 우리는 당면할 수 있는 앞날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본다. 거기에는 불가역의 법이론 개발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김찬규(국제해양법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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