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공예 ‘나전칠기’ 세계화 팔 걷었다

Է:2012-09-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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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공예 ‘나전칠기’ 세계화 팔 걷었다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 ‘한국공예의 法古創新(법고창신)2012’ 전시디렉터 맡아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다고,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보자마자 탄성을 쏟아내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덤덤하다 못해 그저 ‘값만 비싼 것들’이라며 슬그머니 밀쳐놓기까지 한다. 나전칠기(螺鈿漆器) 얘기다. 옻칠한 그릇이나 가구 표면에 전복조개 등의 껍질을 박아 넣어 장식한 것으로, 그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2층 갤러리에서는 나전칠기를 소개하는 ‘한국공예의 法古創新(법고창신)2012’가 10월 7일까지 하이핸드코리아 주최로 열리고 있다.

‘나전칠기가 뭐야?’ 수군거리며 갤러리 문 앞에서 서성이던 젊은이들이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야! 멋지다’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소곤대며 작품을 둘러봤다. 소파 한쪽으로 쑥 들이밀 수 있도록 ‘ㄷ’자 모양으로 제작된 테이블, 소반에 다리를 붙여 제작한 사이드테이블 등 입식 생활을 반영한 나전칠기 가구들이 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

나전칠기를 모르는 이들까지 사로잡은 작품들을 기획한 이는 바로 손혜원(57) ‘크로스포인트’ 대표다. 크로스포인트는 네이밍컨설팅회사로, ‘처음처럼’ ‘종가집김치’ ‘힐스테이트’ ‘트롬’ ‘이브자리’ 등이 그의 작품이다. ‘히트 브랜드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6년 전 경남 통영에서 우연히 만난 나전칠기와 사랑에 빠졌다. 이후 네이밍으로 벌어들인 돈을 나전칠기 수집에 쏟아 붓던 손 대표는 2009년부터 나전칠기를 일반에 알리는 전시회를 열고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나전 컬렉터에서 전통공예 마케터로 거듭난 것.

지난 13일 전시장에서 만난 손 대표는 “19명의 전통 및 현대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나전칠기의 나아갈 바를 보여 주는 기획전으로, 사실은 나라에서 할 일”이라고 했다. 전통소재와 전통방식, 전통기술로 제작하되 이 시대의 쓰임새를 고려한 작품들은 시장을 창출할 테고, 그러면 떠났던 장인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 그의 청사진인데, 간단치 않은 일이다.

손 대표는 “더러는 이 일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하지만 쏟아 붓다 보면 언젠가는 바닥이 차서 넘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토록 무모한 일에 그가 나선 것은 “시간을 놓치면 장인들이 사라져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생업 때문에 택배를 하던 옻칠 장인도 이번에 작품을 내놓았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돌아온 장인’들의 작품전이기도 하다”며 깔깔 웃었다.

국내 전시를 마친 뒤 이 작품들은 타이베이로 간다. 10월18일부터 21일까지 2012 대만국제문화창의산업박람회에 참가한다. 손 대표는 “이제 시작이다. 세계 각국의 가구가 모이는 밀라노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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