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이 더 큰 전세가… 일부 지방선 매매가 추월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는 전세로 쏠리는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일부 지방에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7월 경북 포항시 장성동 롯데낙천대 아파트 전용면적 85㎡ 5층이 1억3900만원에 팔렸는데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4층 아파트가 1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대구 달서구 본동 그린맨션 2차 85㎡도 7월 전세가격이 1억2500만원(10층)으로 같은 달 신고된 매매가격 1억2000만원(6층)을 500만원 웃돌았다.
수요자들이 기피하는 1∼2층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역전 사례를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7월 경북 포항시 두호동의 산호녹원맨션 85㎡ 2층이 9500만원에 팔려나간 반면 같은 면적 9층은 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신고됐다.
광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시영1차 50㎡ 8층은 두 달 전 5500만원에 팔렸지만 전세 실거래가는 12층 6000만원, 15층 5500만원으로 매매가격과 같거나 더 높았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역전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외환위기 여파로 집값이 하향 안정상태에 있었던 2001년 전세가격이 치솟으면서 서울 노원구 등 일부 지역은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게 거래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역전 현상은 저금리 시대에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가 품귀라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어서 원래 가치보다 전셋값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값이 워낙 비싼 수도권에서는 오피스텔 등을 제외하고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역전이 벌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전세 물량 부족으로 서울에서는 전세가격이 4억4000만원을 웃도는 비싼 전세 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 4만3248가구였던 서울의 고가 전세 아파트가 16일 현재 10만9297가구로 대폭 증가했다. 고가 전세 아파트 기준은 소득세법상 고가 주택으로 분류되는 실거래가 9억원에 서울 평균 전세가 비율 49%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구별로 고가 전세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마포구다. 2008년 68가구에 불과했던 고가 전세가 현재 1954가구로 28.7배 증가해 상승폭 2위를 기록한 송파구(5.3배)와의 격차를 한참 벌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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