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송란희 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여성폭력 이면의 다양한 문제점 조명”

Է:2012-09-1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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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여성인권영화제, 송란희 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여성폭력 이면의 다양한 문제점 조명”

독일에 사는 서른다섯 살 유디트는 파티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성폭행을 당한다. 그러나 자신의 진술 외엔 마땅한 증거가 없다. 유디트는 가해자가 충분한 처벌을 받게 하려면 자신이 직접 성폭행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증거 수집을 위해 범인을 다시 만난다. 독일 여성감독 브리기테 마리아 베르텔레가 지난해 만든 영화 ‘파이어(The Fire)’의 한 장면이다.

송란희(35)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13일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송 사무처장은 오는 20~23일 서울 정릉동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여는 ‘제6회 여성인권영화제’를 총지휘하고 있다.

여성인권영화제는 여성 폭력의 실태를 알리고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2006년 처음 시작됐다. 초기엔 여성인권 활동가들이 주로 참여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대학생과 직장인 등 일반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내들이 왜 쉽사리 남편을 떠나지 못하는가에 대해 질문하는 ‘한 개의 문’ 등 10개국 영화 32편이 상영된다. 친부(親父)를 알 수 없는 아기를 낳고 죽은 지적장애 여성과 아기를 죽이려는 마을 사람들을 다룬 애니메이션 ‘은실이’, 의사가 환자를 마취시켜 성폭행하는 장면을 보고서도 신고를 망설이는 간호사들의 심리를 조명한 극영화 ‘마취’ 등이 눈길을 끈다. 해외 상영작은 모두 국내에선 처음 소개되는 영화들이다.

송 처장은 “이번 영화제는 사법제도의 허점이나 피해자들의 대처뿐만 아니라 목격자의 고뇌, 피해자를 연약한 여성의 이미지로 고착시키는 미디어 등 폭력 이면의 다양한 문제를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 폭력은 우리 사회의 군대 문화, 타인에 대한 무관심, 학교에서 발생하는 위계질서 등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여러 요소들이 맞물려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성범죄는 형량이 낮아서 문제라기보다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툭하면 법에 명시된 형량보다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게 문제”라면서 “사법부가 성범죄를 법정 형량대로 강력하게 처벌해 국민의 신뢰와 사회적 계도를 이끌어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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