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눈길 모은 심상정 의원의 새누리당 강연

Է:2012-09-13 18:41
ϱ
ũ

정적에 고언 청하는 성숙한 정치문화 뿌리내리길

심상정 의원이 12일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한 강연이 눈길을 모은다. 비록 여당 지도부나 대선 캠프 주도로 이뤄진 행사가 아니고 정치 중심지인 여의도를 떠나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지만 대선을 목전에 두고 정적을 불러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 진보나 보수 정당이 다른 진영의 인물에 쓴소리를 청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야당 의원이 박근혜 후보의 선거 캠페인용 사진 아래 강단에 선 광경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심 의원이 강연 허두에서 “저는 금성에 온 화성 여자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그저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진영의 이익과 당략에 매몰돼 죽기살기식 이전투구를 벌이는 정치 행태에 대한 경고로 들린다. 그가 “당과 소신이 다르지만 정치라는 직업을 함께하는 길벗이라는 생각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고 했듯,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공통된 직업의식을 토대로 폭넓게 소통해야 한다. 이는 정치 발전뿐 아니라 사회의 소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강연 내용 가운데도 보수나 진보 모두 새겨들을 부분이 적지 않았다. 심 의원은 “한국 사회 성장 과정에서 짙게 드리운 그늘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정치는 60년간 이어온 보수정치”라면서 “새누리당이 집권하고자 한다면 60년 보수 전통과 가치를 뒷받침했던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분명한 성찰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보 진영을 향해서도 “보시다시피 저희도 잘못하고 있다. 진보도 나름대로 과거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단절하고 혁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 의원은 박 후보를 향해서도 “인혁당 사건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해야 한다. 과거에 집착하고 합리화하는 모습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역사에 맡기자는 말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로도 들릴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새누리당 원외위원장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연을 경청했고, 일부는 메모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홍사덕 전 의원은 “명불허전의 좋은 강의”라고 평가했다. 정적을 초청한 쪽이나 부담스러울 텐데도 응한 심 의원은 물론 참석자들의 열린 태도도 정치인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심 의원이 강연 말미에 “듣기 거북한 비판의 말을 쏟아냈는데도 야유 한마디 안한 인품을 존경한다”고 덕담한 광경은 흐뭇하기까지 하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네거티브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승패가 명확히 갈리는 전쟁터와 같은 선거전에서 상대 표를 깎고, 자신들의 표는 모으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선거전도 정치의 연장이며 지켜야 할 선이 있다. 근거 없는 비방, 불필요한 인신공격, 정치 모략 등으로 선거판을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 결과가 나오면 선선히 승복하고 불구대천의 원수로 남지 말아야 한다. 심 의원의 강연에 보여진 정적을 존중하는 성숙된 태도가 우리 정치와 선거전에도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