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승계 6개월’ 잠실교회 원광기 원로목사-림형천 담임목사

Է:2012-09-12 21:07
ϱ
ũ
‘목회승계 6개월’ 잠실교회 원광기 원로목사-림형천 담임목사

“하나님께서 최상 후임 선택” “성숙목회로 사명 감당”

출석 성도 8000여명 규모의 대형교회인 서울 가락동 잠실교회(림형천 목사)는 ‘아름다운 목회 승계’의 모범케이스로 꼽힌다. 이 교회는 지난 3월 림형천(57) 목사를 새 담임목사로 맞이하고 36년간 시무해온 원광기(71)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했다

지난 8일 잠실교회 당회장 집무실에서 원 원로목사와 림 목사를 만났다.

“하나님께서 최상의 후임자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림 목사님이 오시면서 잠실교회는 지금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기도만 하고 있어요.”(원 목사)

미국에서 25년간 이민목회를 마치고 첫 국내 목회를 경험하고 있는 림 목사는 오히려 원 목사와 성도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주변 분들이 한국에서 목회하려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한국인의 생각과 교회 정서가 많이 변했다면서요. 하지만 저는 굉장히 빨리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모두 원로목사님께서 성도들과 함께 예배와 기도로, 말씀으로 미리 준비해주신 덕분입니다.”

잠실교회의 후임 목회자 결정 과정은 세간의 화제였다. 교회 규모 면에서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의 8100여 교회 중 10번째 안팎인 대형교회를 과연 누가 맡느냐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잠실교회를 개척해 36년간 키워온 원 목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제가 은퇴를 앞두고 후임자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되니까 후배 목회자들을 비롯해서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얼굴을 내밀더라고요. 마치 ‘불러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표정으로요. 저는 그 분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입니다. 하나님이 결정해 주십니다’라고요.”

림 목사가 잠실교회 측으로부터 청빙제의를 받은 건 지난해 말이었다. 당시 림 목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외한인교회로 꼽히는 미국 LA영락교회 담임 목사로 10년째 안정적으로 시무 중이었다. “사전에 원 목사님과 아무런 교감도, 연락도 없었습니다. 제가 LA영락교회를 떠날 이유도 없었고요. 원 목사님으로부터 청빙 얘기를 들었을 때 ‘기도해보겠다’고 말씀드리고 아내와 함께 한 달을 꼬박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결단을 내린 거죠.”

원 목사는 림 목사의 아버지인 림인식 노량진교회 원로목사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잠실교회는 림인식 목사가 노량진교회에 시무하던 당시 3000교회 개척운동의 일환으로 지원해 개척한 교회이기 때문이다. 모교회의 담임이었던 림 목사의 아들이 후임자로 온 것은 언뜻 보면 ‘보은’같지만, 실제로는 순전히 당회원들과 성도들의 결정이었다. 사실 지난해 말 림 목사에 대한 청빙 제의를 하기 전 잠실교회 측은 이미 다른 목회자를 후임으로 거의 확정한 상태였다. 그런데 림 목사가 잠실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서 한 차례 설교한 뒤 교회 내부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원들과 성도들의 마음이 림 목사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원 목사는 “제가 이래라 저래라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원 목사는 원로목사로 물러난 이래 림 목사 목회에 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대신 내년 3월 개교하는 기독교대안학교(예닮학교) 설립에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힘을 쏟았다.

림 목사는 지난 반 년간 교회 일에 집중했다. 언론이나 외부 행사 등에도 극도로 노출을 삼갔던 그는 이날 처음 공식적으로 목회 비전을 조심스럽게 꺼내보였다.

“원 목사님 세대는 교회를 외적으로 키우고 건축하는 사명을 담당하셨습니다. ‘성장 목회’라고 볼 수 있지요. ‘내부의 도전’을 받고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성숙 목회’가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중심으로 영적인 교회를 세우고 성숙한 교회의 힘을 세상과 나누는 일이지요.”

원 목사가 말을 이어받았다. “우리는 지금 신앙의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교회의 본질과 순수성이 많이 훼손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지나온 목회 경험을 후배 목회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교회와 목회의 본질을 되새겨보고 싶습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잇따르고 있는 범죄 등에 대한 교회 역할에도 두 목회자는 공감했다.

“교회가 사회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지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줄 수 있어요. 사회 구석구석이 갈등으로 상처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회는 구체적인 기도와 가능한 수단을 병행해가면서 화해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림 목사)

“교회가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저는 긴 안목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자녀로서의 삶을 가르치는 기독교학교가 많아져야 해요. 신앙과 바른 교육의 힘이 합해질 때 사회의 각종 문제도 해답이 보입니다.”(원 목사)

림 목사는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교회의 크기보다는 복음의 영향력을 나누는 힘의 크기가 중요합니다. 그동안 많은 교인들이 신앙을 표현하는 곳은 주로 교회 울타리 안이었어요. ‘믿음 좋다’는 것도 교회봉사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정도였지요. 이제는 교인들이 교회 밖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교회의 선교대상은 바로 세상이라는 걸 재조명해야 합니다.” 옆에 앉아있던 원 목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Ŀ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