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거래 푸대접하더니… “직장인 고객을 모셔라” 몸낮춘 은행들
불황과 구조조정 공포로 ‘월화수목금금금’ 인생을 살고 있는 직장인에게 개인적인 은행업무 보기란 여간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거나 점심시간에 부리나케 근처 지점에 다녀오는 게 고작이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중요한 은행업무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은행들도 샐러리맨을 푸대접하기 일쑤다. 월급 통장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푼돈’을 거래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은행 대부분은 그동안 ‘목돈’을 맡기는 일부 VIP고객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이 대 변신에 나섰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앉아서 고객을 맞이하는’ 은행이 아니라 ‘고객을 찾아가는’ 은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특화지점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밀집한 서울 테헤란로 선릉역 인근에 30∼40대 직장인을 위해 11일 개설된 이 지점은 아예 영업시간을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바꿨다. 오전 업무시간에 지점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을 고려한 조치다. 지점 내부에는 태블릿PC, 노트북 등을 갖춘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은행 지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번호표 대신 순번을 진동으로 알려주며 기다리는 동안 동영상도 볼 수 있는 ‘스타벨’이라는 기계도 도입했다.
또 내부 공모를 거쳐 선발한 인력들이 상주하며 ‘프라이빗 뱅킹(PB)’ 수준의 상담도 제공한다. 예약 상담이 가능하고 전문 강사를 초빙해 부동산, 세무 등에 관한 강연도 정기적으로 연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가산디지털단지 부근에 추가로 직장인 특화지점을 열 계획이다.
SC은행도 이달 초부터 직장인들을 겨냥, 서울 역삼동과 명동 등 6개 지점의 운영시간을 오후 7시30분까지 연장했다. 신한은행은 지점 설치보다는 직장인 밀집지역에 소규모 오피스텔형 출장소를 운영하는 ‘게릴라 전술’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스테이트타워 서울 남산 영업점은 일반 지점의 절반 크기인 132㎡에 불과하다. 이 영업점 직원들은 매일 인근 기업체로 나가 현장영업을 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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