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ROTC “女봐라”… 남자 제치고 올 종합성적 1위

“여자가 무슨 군대에 가나.”

지난해 여름 첫 군사 훈련에 참가했던 숙명여대 학군사관후보생(ROTC) 51기 학생들은 여성 군인에 대한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듣고 ‘절치부심’하며 훈련에 임했다. 그 결과 51기 29명의 학생들은 지난 1월 2주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실시된 동계 훈련에서 다른 대학의 남자 후보생을 제치고 전국 109개 학군단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하계 훈련에서 종합 성적 30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선배들의 혹독한 훈련을 본 후배 52기 학생들도 덩달아 훈련에 매진했다. 이들은 올해 처음 참가한 4주간의 하계 훈련에서 1위를 했다. 동·하계 훈련 결과를 합산한 종합 성적에서도 숙대 학군단이 1위에 올랐다.

짧은 기간 눈부신 성적을 낸 비결은 지난해 성적이 부진했던 과목을 분석해 이뤄진 집중훈련 덕이었다. 지난해 하계 훈련 때만 해도 51기 학생들은 수류탄 과목에서 109개 학교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나미 훈육관(31·여)은 동계 훈련을 앞두고 수류탄보다 2g더 무거운 공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던지기 훈련을 시켰다. 수업이 빈 시간을 쪼개 훈련에 나선 학생들도 있었다.

김 훈육관은 “학생들 스스로 체력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면 자발적으로 체력훈련장에서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훈련을 했다”며 “‘여대 1호 ROTC’라는 사명감에 학생들도 더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숙대 학군단 51기는 내년 초 소위로 임관돼 야전에 배치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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