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통통한 몸매 “그녀는 호감 스타일”… ‘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

Է:2012-09-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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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통통한 몸매 “그녀는 호감 스타일”… ‘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

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피에르 뒤캉/사공

‘쭉쭉 빵빵’ 여성들이 활보하는 세상이다. TV에서도, 영화에서도, 잡지에서도, 그리고 실제 거리에서도 그런 여성들이 어깨를 쫙 편다. 모두 부러워하는 비쩍 마른 몸매임에도 거식증에 걸려 목숨을 잃는 패션모델 얘기는 새롭지 않은 뉴스가 됐다.

이렇듯 다이어트 강박증에 걸린 세상을 향해 프랑스의 영양학자이자 다이어트 전문가인 저자는 다소 엉뚱하게 외친다. “남자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한다”라고. 저자는 그 근거를 인간 특유의 생물학적 특성에서 찾으며 비교적 설득력 있게 주장을 편다. “동물의 세계에서 성별의 차이가 두드러질수록 자석과 같은 역할을 하며 이성을 끌어당긴다.”(7쪽)

여자가 남자에게 보내는 성적인 신호에는 긴 머리, 피부색, 피부 결, 냄새, 눈 색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저자는 여성 성적 매력의 최고 영예를 ‘통통함의 매력’에 돌린다. 저자에 따르면 통통함이 빛을 발하는 건 인간이 동물 가운데 마주보고 사랑을 나우는 유일한 암컷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드러운 가슴, 여러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입술, 엉덩이와 허벅지의 놀라운 둥근 곡선이 있는 여성의 성적 매력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만과 통통함은 구분돼야 한다. 통통함은 여성 특유의 조금 특별한 ‘살집’이다. 통통함의 기준이 궁금하다면 프랑스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그린 화폭 속 여인들을 떠올려보라. 캔버스 속에서 통통한 얼굴에 흰 피부, 긴 머리카락을 가진 풍만한 여인들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에 묘사된 여인들의 특징도 풍만함이었다. 통통함이야말로 여성이 남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통통하고 풍만한 여성의 몸매에 열광해온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비쩍 마른 몸매를 동경하게 됐을까. “저 자신을 위해서요. 거울을 봤을 때 그 안에 비친 내 모습을 위해서 라고요. 이 엉덩이 살이며, 허벅지며, 모든 게 다 끔찍해요. 추하다고요.”(110쪽)

저자는 여성들이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마른 몸매를 원한다며 이를 ‘문화의 저주’ 탓이라고 말한다. 소비사회의 대두와 함께 여성을 소비 주체로 끌어내는 데 기여한 페미니즘에게도 은근히 화살을 돌린다.

남녀평등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드높였던 페미니즘 운동이 남녀 간 차별이 아닌 차이마저 없앴고, 동일화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과 같아지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짧게 했고, 치마 대신 바지를 입기 시작했고, 어깨는 넓어보이게 ‘뽕’(스펀지 심)을 넣었다. 이런 가운데 여자를 남성과 구별 짓는 가장 아름다운 성적 차이인 통통하고 풍만한 몸매는 설자리를 잃게 됐다. 패션이니 유행이니 하는 것이 이런 가치를 확대재생산했고, 미디어는 널리 유포시켰다.

책을 덮고 나면 정상적인 몸매를 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며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다이어트로 고생하는 수많은 여성들은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이는 ‘왕세자비 다이어트’ 전문가로 많은 여성들을 컨설팅해온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하다. 배영란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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