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한맺힌 삶을 더듬다… ‘이야기해주세요’ 낸 홍대 여성 뮤지션들

Է:2012-09-05 18:18
ϱ
ũ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한맺힌 삶을 더듬다… ‘이야기해주세요’ 낸 홍대 여성 뮤지션들

음반은 ‘이 노래를 부탁해’라는 곡으로 시작된다. 노래는 반주도 없이 담담한 목소리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더듬는다. ‘옛날 옛날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할머니의 할머니 아득한 먼 곳의 이야기’. 이어지는 노랫말은 온갖 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이 시대 여성의 삶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살아낸 고통의 생은/ 백 년 전, 혹은 어제의 사건’….

이 음반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노래한 ‘컴필레이션 앨범’(여러 가수의 곡을 모은 앨범) ‘이야기해주세요’다. 서울 홍익대 부근에서 활동해온 여성 뮤지션 15팀이 참여해 지난달 28일 발매됐다. 음반엔 할머니들의 아픔을 달래면서 여성의 현실을 노래한 다양한 장르의 16곡이 실려 있다.

지난 3일 서울 합정동 한 커피숍에서 음반을 기획한 송은지(33)와 음반에 참여한 정민아(33), 시와(본명 강혜미·35)를 만났다. 저마다 개성 있는 음악 세계로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션들이다. 우선 앨범이 나온 소감을 물었더니 “성취감이 굉장히 크다”(정민아) “내가 이 음반에 참여했다는 게 뿌듯하다”(시와)는 답변이 돌아왔다. 혼성 듀오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멤버인 송은지는 “내가 해 온 밴드 음반보다 더 많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야기해주세요’ 음반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은지가 동료 뮤지션들에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음반을 내보자’고 제안한 게 발단이었다. 그는 음반을 내기 전 정민아 등과 함께 여성주의를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어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모임은 실제 음악 작업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러다 지난해 7월이 돼서야 당시의 계획이 다시 떠올랐다. 송은지는 뜻을 함께 할 동료들을 모았다. “제가 신경을 많이 쓰긴 했지만, (음반 작업이 시작되니 어느 순간부터) 일이 저절로 굴러가더라고요. 뮤지션들에게 특별히 주문한 건 없어요. 다들 깊이 고민해서 곡을 만들어낼 거란 믿음이 있었거든요.”

이들은 조만간 이 음반을 들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시설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할 계획이다. 사진전과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정민아는 “젊은 세대에게 이 음반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