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은 ‘양학선 만화’ 계기로 본 만화와 스포츠

Է:2012-09-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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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은 ‘양학선 만화’ 계기로 본 만화와 스포츠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양학선이 한국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을 때 포털 검색창에 양학선의 이름을 치면 자동으로 연관되는 검색어 가운데 하나는 ‘양학선 만화’였다. 바로 체조를 소재로 한 만화 ‘플라이 하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 기술 ‘양1’으로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그에게서 ‘플라이 하이’의 주인공 후지마키 준을 떠올린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정식 발매된 일본 만화 ‘플라이 하이(총 35권)’는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남자 체조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의 모리스에 신지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다만 신지가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주인공인 후지마키는 철봉에서 ‘후지마키2’라는 신기술로 정상에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기쿠타 히로유키가 그린 이 만화는 모리스에가 직접 스토리에 관여한 만큼 체조에 대한 각종 지식이 잘 나와 있다. 특히 당시 만화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던 몇몇 기술은 이후 실제로 체조 경기에서 행해지게 됐다.

일본은 모리스에가 현역 선수로 활동하던 1980년대 체조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 하지만 모리스에 등 스타 선수들이 은퇴한 이후 급격히 인기가 떨어졌고, ‘플라이 하이’가 연재를 막 시작한 1994년엔 일본 체조 자체의 수준도 하향세였다. 그런데, 이 만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체조의 인기가 다시 높아졌으며 체조 선수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늘었다고 한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이 남자 체조 단체 은메달과 개인종합(우치무라 고헤이) 금메달을 딴 것도 일정 부분 이 만화가 체조의 인기를 부활시킨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라이 하이’처럼 스포츠 만화는 주인공이 타고난 재능과 집념어린 노력을 통해 역경을 뚫고 자신의 목표를 이룬다는 점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스포츠의 인기에도 한몫을 해왔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1960∼70년대 최고 인기였던 권투와 레슬링 붐에 발맞춰 권투 만화 ‘도전자’와 레슬링 만화 ‘레슬링’이 발표됐고, 1980∼90년대 ‘태양을 향해 달려라’ ‘공포의 외인구단’ 등 허영만과 이현세의 일련의 야구 만화가 당시 야구의 인기와 함께 잇따라 출간됐다. 이들 스포츠 만화가 독자들에게 다시 스포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켰음은 물론이다.

1990년대엔 농구 만화 ‘슬램덩크’를 빼놓을 수 없다. 농구 선수 출신의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그린 이 작품은 당시 농구가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일본은 물론 한국에 농구 붐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이 만화 이후로 농구공 판매가 급증하고 청소년들 사이에 길거리 농구 열풍이 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편 최근엔 폭발적인 프로야구 인기와 더불어 야구 만화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960년대 ‘빅토리 야구단’을 시작으로 어느 종목보다 다양한 작품이 나온 야구 만화는 2000년대 후반 이후엔 포털 사이트의 야구 웹툰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최근엔 사회인 야구 붐을 바탕으로 사회인 야구 만화 교본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는 프로야구 30주년을 기념한 야구만화 전시 ‘달려라, 야구만화로!’ 외에 이현세 허영만 이상무 등 국내를 대표하는 야구만화 작가들 및 야구 웹툰의 1인자 최훈의 토크쇼가 열려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만화 평론가 장상용 씨는 “스포츠 만화는 그동안 스포츠의 인기를 견인하는 큰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당대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그동안 한국 스포츠 만화의 소재가 일본에서 비해 적었지만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그만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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