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삶과 죽음이 갈린다… 지금 이 순간
1초, 1분,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곳에선 때로 천금보다 귀하다. 항상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곳, 사람의 생명을 두고 촌각을 다투기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곳, 바로 병원 응급실이다.
일요일인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김포우리병원 응급실. 집에서 늦잠을 자거나 한가로이 TV를 보고 있을 시간에도 이곳은 분주하다. 키우던 개에게 물려서 온 사람, 발에 유리가 박혀서 온 사람…. 사실 이 정도는 응급환자에 속하지도 않는다. 위중한 상태로 실려 오는 환자들이 비일비재하다.
‘늘 오늘만 같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찰나, 고요함을 깨는 전화벨이 울리자 다들 본능적으로 촉각을 곤두세운다. 응급환자를 태우고 간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119 구급대원. 10여분 뒤 요란한 사이렌과 함께 환자가 도착했다. 4m 높이의 작업장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의식이 없고, 머리를 싸맨 붕대엔 피가 흥건하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기도 확보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당직의사와 간호사 5명이 환자에게 모여든다. 의사는 환자의 입을 벌려 음식물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간호사들은 각자 혈압을 재고, 옷을 벗기고, 혈관을 찾는다. 이 모든 과정에 누구 하나 당황하거나 머뭇거리지 않는다. 기도가 확보된 뒤 환자의 세부적인 검사가 시작된다.
환자가 검사실로 옮겨진 직후, 또 다른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왔다. 계곡에서 굴러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부러진 갈비뼈가 폐에 구멍을 내 폐 안의 공기가 새고 있었다.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호흡곤란 및 쇼크가 올 수 있다. 환자에게 국소마취제가 투여되고, 응급실 당직의가 메스를 잡는다. 환자의 흉벽에 작은 구멍을 내고 얇은 관을 투입했다. 이 관으로 폐에서 새는 공기를 몸 밖으로 빼낸다. 응급상황은 넘긴 것이다.
김포우리병원 응급실 오인영(38) 과장은 “힘은 들지만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환자를 살려냈을 때 느끼는 보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응급실은 생명을 구하는 최전선이다. 1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곳, 오늘도 이곳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응급환자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포=글·사진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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