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마니아 스타일] 남자들의 로망! 내 차는 어디든 간다… 김경욱씨의 오프로드+오토캠핑 예찬

Է:2012-08-31 18:27
ϱ
ũ
[우린 마니아 스타일] 남자들의 로망! 내 차는 어디든 간다… 김경욱씨의 오프로드+오토캠핑 예찬

희열을 즐긴다

산업계에서 마니아는 빛과 그늘을 가지고 있다. 남들보다 앞선 정보와 경험을 가진 소비자로서 그들은 요즘처럼 불황인 시대에 보다 알뜰하게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안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고 긍정적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소집단주의와 배타성으로 기업으로부터 블랙컨슈머로 몰리기도 한다. 남들이 택하지 않는 선택에서 오히려 희열을 느끼는 마니아. 그들이 어떻게 그 길을 가는지 들어봤다.

태풍 볼라벤이 몰아친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경욱(36·병원직원)씨를 만나러 갔다. 김씨는 ‘오프로드+오토캠핑’ 마니아다. 지난 2월 정통 4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스포츠를 구입했고 이어 차 지붕 위에 방갈로 형태로 펼쳐지는 스토리지웍스 캠핑 장비를 달았다. 주중에는 병원 행정직으로 일하다 주말에는 전국 산야를 떠돈다. 취재 요청에 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초속 50m에 육박하는 강풍을 뚫고 애마와 함께 나타났다.

-왜 하필 오프로드+오토캠핑일까요.

“남자의 로망이잖아요. 남들이 가지 못하는 길을 내 차는 갈 수 있습니다. 깊은 계곡을 뚫고 그 안에 뭐가 있을까 더, 더 들어가서 텐트를 칩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죠. 세상엔 별들뿐입니다. 그 짜릿함을 한번 경험하면 잊을 수 없습니다.”

마니아 공식 1단계는 호기심이다. 좀 더 들어가 보고픈 마음이 동한다. 김씨는 1999년 소형차 엑센트 3도어를 탔다. 당시 티뷰론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차량 튜닝 바람이 불었다. 차에 꽂힌 김씨는 다른 일을 접고 수원에서 온로드 미캐닉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공식 2단계에 접어든다. 마니아는 관찰하고 포착해야 한다. 김씨는 “4년 전 병원에 들어오기 전까지 람보르기니 같은 억대 말고는 국내외 차량 대부분을 몰아봤다”고 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김씨의 선택은 현실적으로 변했다. 흡수하고 자기화하는 마니아 3단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풀 프레임 하체를 가진 4륜구동 코란도스포츠가 새로 출시되길 기다렸다가 2637만원에 구입했다. 김씨는 “코란도스포츠는 적재함이 달린 픽업트럭이다. 승용차가 아닌 화물차로 등록되기 때문에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뿐이다. 동급 승용차였다면 50만원 이상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건 집단화다. 김씨는 차량 출시 이전부터 인터넷 카페 클럽 코란도스포츠에 가입했고 지금은 운영진으로 일한다. 당시 카페에선 차량의 서스펜션 휠 타이어 스프링 등등 다양한 주문사항이 쏟아졌고 이는 메이커인 쌍용자동차에 전달됐다.

김씨는 또 자신과 함께 임도와 진흙밭을 내달릴 사람들도 카페에서 만났다. 자동차학과를 나와 기계부품 및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송상형(31)씨도 역시 쌍용차 픽업모델인 액티언스포츠에 김씨와 같은 텐트를 달고 오프로드 주행에 나선다. 송씨는 “차량 하부 긁힘을 방지하기 위해 강성이 높은 철제 언더커버를 만들어 9명의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장착했다”고 했다. 그는 오프로드 장착용 장비에 대한 특허 출원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이 모인 동호회는 1980년대 중반 4륜구동 커뮤니티가 시초다. 지금은 카오디오 모터스포츠 튜닝 등 셀 수 없는 마니아와 동호회가 있다.

아반떼는 ‘아방이’로, SM5는 ‘서민5호’로, 쉐보레는 ‘쉐슬람’으로 바꿔 부른다. 쉐슬람은 쉐보레를 이슬람 신도같이 절대 신봉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다. 쉐슬람들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올란도 등 1143대를 몰고 모여 쉐보레의 십자형 마크 모자이크를 완성했다. 가로 209.7m 세로 67.6m의 당시 카 모자이크는 기네스협회가 인증한 세계 최대 카 로고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다시 또 주말이 다가오고 김씨와 회원들의 가슴은 뛰기 시작한다. 쌀과 김치를 싣고 3만원씩 걷은 회비로는 삼겹살 과일 음료 등을 사면 준비 끝이다. 남들이 가보지 못한 산속 임도를 찾아 나선다. 머물고 싶은 바로 그곳에 텐트만 치면 된다. ‘The road not taken.’ 마니아의 길은 거기서 시작된다.

수원=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