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주자 밀착 취재-③ 김두관] 이장 출신 답게 수해복구 능숙… “일하는 대통령 될 것”

Է:2012-08-3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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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주자 밀착 취재-③ 김두관] 이장 출신 답게 수해복구 능숙… “일하는 대통령 될 것”

“이장 출신이라 그런지 자세가 나오는구먼.”

“제가 마늘 농사를 지어봐서…. 여기 잡아주세요. 합동작전으로 일합시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29일 이른 아침 전북 익산시 삼기면 딸기농장 수해 현장을 찾았다. 한반도 곳곳에 생채기를 낸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4000여평의 비닐하우스 농가는 폐허로 변해 있었다.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녹색 장화와 밀짚모자로 채비한 김 전 지사는 “오는 길에 보니 배나무도 다 망가졌던데, 이거 다 어쩌겠습니까”라며 농민들을 위로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능숙한 솜씨로 찢겨 나간 비닐을 벗겨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묵묵히 복구 작업에 몰두하던 김 전 지사의 이마엔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김 전 지사는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는 전날 강원도 원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3차 경선을 마친 뒤 늦은 밤까지 TV토론회 일정을 소화했다. 룰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경선 불참과 복귀 선언을 연달아 결정하는 고민의 시간이 있었고 1차(제주), 2차(울산) 경선 누적 투표율에선 2위였지만 3위로 내려앉는 아쉬움도 맛봤다.

그런데도 김 전 지사는 일관된 표정이었다. 전날 심야 방송토론회가 열린 여의도 방송국 분장실에도 가장 먼저 도착해 우렁찬 목소리로 다른 후보들을 맞았다. “어서 오십쇼.” 뒤이어 도착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화장대 앞에 앉은 김 전 지사에게 “잘 생긴 얼굴에 무슨 화장을 합니까”라고 말을 붙였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정말 쌩쌩하십니다”라고 했다. 100분 토론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김 전 지사는 ‘어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시간이 너무 짧아서”라며 아쉬워했지만 한 지지자의 넥타이 칭찬에 “그래요?”라고 웃으며 차에 올랐다. 시계는 29일 새벽 1시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같은 날 새벽 6시20분 서울 용산역에서 익산행 KTX에 올라탄 김 전 지사는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빡빡한 일정을 수행하느라 지친 보좌진이 금세 곯아떨어졌지만 김 전 지사만은 쏟아지는 잠을 이기며 오전 방송 인터뷰 원고를 꼼꼼히 챙겼다. 익산역에 도착해 이동하면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었고, 차 안에 설치된 프린터기가 쏟아내는 실시간 언론 동향을 파악했다. 한 시간도 몇 분으로 쪼개 쓰면서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주말 5차 순회투표가 예정된 전북은 네 명의 후보가 팽팽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모두 공을 들이는 중이다. 김 전 지사는 전주 전북도청에 마련된 재난대책본부 상황실을 찾아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장수 사과단지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3위에 머문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선거인단의 95%가 모바일 투표자인데, 당원들의 표심과는 좀 다른 형상을 보여 당혹스럽다”면서도 “아직 경선 초반이니 반전을 도모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북지역 공약으로 제시한 새만금 개발청 설립, 야구장 건설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데 대해선 “고민을 더 해 보겠다”고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또 전북 요식업협회, 개인택시조합, 전북은행 노조와 만나 그들의 고충을 함께 나눴다. 그는 “꼭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저녁에는 2012 프로야구 기아와 삼성의 경기가 펼쳐진 군산 월명야구장에 깜짝 방문해 재치 있는 말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응원석에 있던 김 전 지사는 호남이 연고인 기아가 뒤지던 상황에서 구장 전체에 들리는 마이크를 건네받아 “역전의 명수 군산! 저 김두관도 꼭 승리하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전 지사는 이동 시간 동안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살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남해군수 7년 동안 무수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방자치 1번지를 만든 것이고, 가장 힘들었을 때는 2008년 남해 하동 총선에서 낙선했을 당시였다”면서 “하지만 늘 낙천적인 성격이라 금방 이겨냈다. 이제 비 오는 날 우산 같은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익산·전주=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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