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시전 행랑터’ 모습은?… 서울 ‘육의전 박물관’ 8월 30일 개관
2005년 11월, 서울 도심 종로2가 파고다공원 옆 단층 상가건물 공사장. 건물 신축을 위해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던 중 예상치 못한 유적이 드러났다. 2007, 2008년 두 차례 발굴 결과 15세기와 16세기 등 조선 초기의 생활 지층이 켜켜이 보존된 게 확인됐다. 특히 여섯 종류의 어용 상점인 육의전 시전 행랑 흔적이 오롯이 있었다.
“건물 신축을 허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 소관 부처인 문화재위원회는 고민에 빠졌다. 건물주는 지상 8층을 요구했지만 현행법에선 지하 유적이 있을 경우 지상 4층까지 지을 수 있다. 논란 끝에 지하에 현장박물관을 지어 유적을 보호하고, 대신 지상 8층까지 올려주는 묘안이 나왔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육의전박물관’이 30일 개관한다. 29일 언론 공개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육의전박물관은 형태부터 독특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시장 바닥 전체를 유리로 깔아 땅 속이 훤히 보인다. 전용면적 505.33㎡(153평) 중 발굴 현장을 그대로 노출한 공간은 283㎡(83평).
유리 밑으론 조선시대 종로 골목길인 2m 폭의 피맛길이 15m나 이어져 있다. 피맛길은 종로를 다니는 고관들의 말을 피해 서민들이 다니던 길이다. 또 당시의 우물, 탄화된 마루, 온돌 등의 유적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 육의전 시전 행랑의 부속건물 터도 화강암 방화장(화재를 막기 위해 쌓은 돌담) 및 넙적한 초석 등과 함께 보인다. 저포전기(旗) 등 육의전 점포 깃발, 조선 600년 생활 토층을 벽면에 재현한 전시 등도 볼만하다. 황평우 육의전박물관장은 “국내 처음으로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개발 모델의 선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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