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자전소설 원고 피해자 사생활 침해 반출 불가

[쿠키 사회] 사형수인 저자가 자신이 범행한 살인사건을 소재로 쓴 소설 내용이 피해자 등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이를 외부로 반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 행정2부(문형배 부장판사)는 29일 사형수 J(56)씨가 부산구치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수용자 문예작품 외부발송 불허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집필문은 원고의 살인사건 2건을 소재로 했고, 이들 사건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외부발송을 금지하고 영치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이 공적인 인물이 아니고 공적인 관심대상도 아닌데다 묘사내용도 공공의 관심사와 관계없는 사적 영역이어서 피고가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지적했다.

J씨는 2004년 사형선고를 받고 부산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A4 용지 221장 분량의 자전적 소설 ‘어느 사형수의 독백’을 집필한 뒤 지난해 9월 모 출판사에 보내달라고 했지만 구치소로부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의 발신금지 조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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