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풍속 51m 강풍에 뽑히고 무너지고… 피해 속출

Է:2012-08-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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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8일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인명피해와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예상보다는 피해가 적었지만 주택이 파손되고, 도로가 유실되거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전국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과수원, 양식장 등이 초토화되는 등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농수산물의 피해도 컸다. 남부지방의 폭우보다는 서해안을 휩쓸며 한반도를 강타한 강풍 피해가 두드러졌다.

◇인명·정전피해 잇따라=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8일 오후 11시 현재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 부상자가 2명이라고 밝혔다. 이재민은 96가구 222명이다. 이날 오전 전북 완주군 삼례읍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 박모(48)씨가 강풍에 날린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 숨졌다. 또 전국적으로 주택파손 35동, 축사 31동, 선박피해 42척, 농경지 침수 5339㏊, 비닐하우스 1195동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 15개소, 학교 4개소, 신호등 215개소, 가로등 516개, 가로수 7461주가 피해를 입었으며, 항공기 453편(국내선 299·국제선 154)이 결항되기도 했다.

광주 유덕동에서는 인근 교회 종탑이 주택을 덮치면서 임모(89·여)씨가 벽돌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린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충남 서천군의 한 단독주택 옥상에서 정모(73·여)씨가 고추 말리는 건조기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던 도중 강한 바람이 불어 4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또 전남 목포시 삼향동 효친병원에서 고장난 병원 엘리베이터를 수리하러 옥상에 올라갔던 김모(52)씨가 추락해 숨졌다. 또 전북 임실군 성수면 국도에서 가로수를 제거하던 범모(51)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정전으로 전국 176만700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나 168만4000여 가구는 전력공급이 재개됐다.

◇농작물 및 시설물 피해=볼라벤이 몰고 온 강풍의 위력은 한반도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전남 완도에는 이날 오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빠른 초속 51.1m의 강풍이 관측되기도 했다.

철제 가로등이 맥없이 꺾이거나 가로수가 뽑히고 거리의 간판들이 떨어져나갔다. 최근 세계박람회가 폐막한 전남 여수시에서는 시청 로터리에 세워진 여수박람회 홍보 시설물을 비롯해 30년 된 소나무 17그루가 뿌리째 뽑혀 넘어졌다.

이날 오전 4시쯤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포구 부근 방파제 30m가량이 유실돼 정박하고 있던 선박 중 6척이 침몰했다. 또 방파제 유실로 파도가 마을에 들이쳐 인근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서울 도심에서도 오후 2시쯤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가로수가 뽑히거나 유리창 및 간판 파손 등 100여건의 피해상황이 접수됐다. 서울 정동 돌담길과 종로 사직터널 입구, 창의문로, 율곡로, 안국동사거리 등 곳곳에서 가로수가 넘어졌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오후 5시 현재 태풍으로 침수되거나 낙과 피해를 입은 농경지가 과수 2087㏊, 벼 853㏊ 등 2994㏊에 달했다. 주로 사과와 배의 낙과피해가 컸으며, 호남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비닐하우스 122개동, 축사 13개동도 파손됐다.

◇문화재와 양식장도 수난=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의 가지 일부가 오전 9시30분쯤 강풍에 부러졌다. 정이품송의 부러진 가지는 서북쪽으로 뻗은 지름 18㎝·길이 4.5m가량이다. 정이품송은 2007년과 2010년 돌풍으로 지름 20㎝ 안팎의 가지가 부러진 데 이어 또다시 피해를 봤다.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 )도 바람에 뿌리째 뽑혔다. 국보 제67호인 구례 화엄사 각황전 기와 일부와 보물 396호인 여수 흥국사 대웅전 용마루(기와) 일부도 파손됐다. 전남 순천 낙안읍성(사적 제302호) 내 민속마을의 초가지붕이 날아가기도 했다.

순간 최대풍속 초속 51.8m의 강풍이 몰아친 전남 완도군 완도읍의 해상 전복 가두리 양식장은 이날 새벽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사각형의 반듯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쓰레기처럼 변해버린 양식장 시설물이 해안가로 떠밀려왔다.

제주지역 양식장도 큰 타격을 입어 서귀포에서만 83만여 마리의 광어 등이 집단 폐사하는 피해가 났다. 정전에 의한 2차 피해 등 양식장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정희 선임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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