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난청 극복 위한 올바른 보청기 사용법

Է:2012-08-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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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난청 극복 위한 올바른 보청기 사용법

영양제 못지않게 효도선물로 인기가 높은 게 보청기다. 고가의 의료용구이다 보니 노인성 난청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어르신을 위해 자손들이 큰 맘 먹고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비싼 돈 들여 장만한 보청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서랍장에 묵혀두는 일이 적지 않다.

맞춘 뒤 바로 쓸 수 있는 안경과 달리 보청기는 일정 기간 적응훈련을 거쳐야 착용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되레 잡음이 생겨 불편하다. 다가오는 귀의 날(9월 9일)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올바른 보청기 사용법을 알아본다.

◇노인 4명 중 1명 난청… 보청기 사용은 10%만=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증상이다. 의사소통을 방해해 사회생활은 물론 가족관계까지 위축시킬 수 있어서 문제가 된다. 이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져 치매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진다.

이런 노인성 난청 해소에 가장 도움이 되는 장비가 보청기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난청 노인은 65세 이상 인구의 약 25%에 이를 정도로 많다. 하지만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이렇듯 보청기 사용 비율이 낮은 이유는 말소리를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불편하다는 것이 48%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는 ‘이명(귀 울림)’ 24%, ‘귀에 느껴지는 이물감’ 12% 등의 순서다. 말소리 구분이 힘들거나 이명이 들리는 문제는 이비인후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보청기의 주파수 조절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문제다.

난청을 극복하려면 보청기를 사는 것보다 자신의 난청 원인을 아는 게 먼저다. 중이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은 수술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청기는 노화, 약물, 소음 등에 의해 발생한 감각신경성 난청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장비다.

난청은 청력검사뿐만 아니라 난청의 유형, 고막과 달팽이관 및 청신경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진단한다. 따라서 보청기를 구입할 때는 환자가 어떤 유형의 난청자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주파 영역의 소리를 듣는 데 문제가 있는 노인이 모든 주파수를 증폭시키는 일반 보청기를 사용하면 대화 소리는 들리지 않고 소음만 크게 들려 고막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미 가지고 있는 보청기가 있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아본 뒤 보청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보청기 장만, ‘난청 끝’이 아니라 ‘재활 시작’=자신에게 꼭 맞는 보청기를 준비한 뒤에는 청각재활 훈련을 해야 한다. 보청기는 잃어버린 청력을 정상으로 되돌려주는 장치가 아니다. 말 그대로 난청 정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소리를 증폭시켜 잘 들리게 도와주는 보조기다.

보청기를 통해 들리는 소리는 과거 맨 귀로 듣던 소리와 다르다. 따라서 보청기를 거쳐 들리는 환자 자신의 목소리와 주변 소리에 적응하기까지 약 한 달 정도 걸리고, 그중 필요한 소리만 선택해 듣고 완전히 적응하는 데는 3개월 정도 더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재활훈련 첫 일주일은 TV와 라디오를 끄고 실내를 조용하게 한 상태에서 하루 2∼3시간 정도 착용하고 그 뒤 점차 착용시간을 늘려 나간다. 보청기를 착용한 뒤 일상적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등 달라진 점을 꼼꼼히 기록해 의사에게 알리는 것도 보청기 조절에 도움이 된다.

보청기는 재활훈련이 끝난 뒤에도 필요할 때만 착용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낫다. 오래 착용하면 이어폰처럼 귀가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보청기는 각자의 귀 모양에 따라 본을 떠 맞춤 제작을 하기 때문에 장시간 착용해도 거의 불편함이 없다.

보청기 착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도 필요하다. 서울청각센터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어르신께 보청기를 선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화 시 가급적 조용한 곳에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면서 보청기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재활훈련을 독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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