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부른 직장내 뒷담화… “동료 비방이 업무보다 힘들다”

Է:2012-08-2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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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 김모(30)씨는 자신을 비난했던 전 직장 동료 6명을 죽여야겠다고 마음먹고 올 초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동료들이 내 험담을 하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며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직장 동료들의 비난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가 결국 무차별 칼부림으로 이어진 것이다.

학습지 회사에 다니는 한모(34)씨는 “사무실에 여직원이 많아서 그런지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해서 수군대는 경우가 많다”며 “‘뒷담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업무로 인한 부담보다 훨씬 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직장에서 험담 등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한 해 수천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무실에서 발생한 폭력 건수는 6234건에 달했다. 2007∼2010년에도 각각 7871건, 8331건, 9154건, 7970건의 폭력 사건이 직장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뒷담화’는 이미 직장인들 사이에 만연돼 있다. 2009년 한 리크루팅업체가 실시한 ‘직장인 험담’에 관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 동료를 험담해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8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직장인들은 같은 내용의 설문 조사에서 22.1%만이 직장 동료를 험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험담의 내용은 ‘업무 능력에 관한 것’(65.4%)이나 ‘성격이나 버릇에 관한 것’(53.0%)이 주를 이뤘다.

직장인들이 자신에 대한 험담이나 평판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최근 다른 리크루팅업체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선 ‘평소 평판 관리에 매우 신경을 쓴다’고 대답한 직장인이 7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험담이 폭력 행위를 조장하고 마녀사냥의 빌미를 제공한다고 지적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직장 문화는 개인보다 조직을 강조하기 때문에 평판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높다”며 “자신에 대한 험담이 반복적으로 들려오면 좌절감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범행 동기가 직장 내 험담이라는 사실이 전해지자 직장 동료들의 눈치를 보게 됐다는 글들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여의도 사건의 용의자가 전 직장 동료였다는 사실을 알고 아침에 출근하니 저절로 직원들에게 공손해지더라”고 글을 올렸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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