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성공 이면에 가려진 ‘K팝 그늘’ “열악한 음원시장 해외진출 매달려”

Է:2012-08-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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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성공 이면에 가려진 ‘K팝 그늘’ “열악한 음원시장 해외진출 매달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 키고 있는 가수 싸이의 성공 이면에 가려진 한국 가요산업의 문제를 18일(현지시간)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가 3900만을 넘어선 가운데 핀란드 아이튠즈 댄스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인기몰이를 하는 K팝이 겉으로 보이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허약한 수익구조 때문에 해외 진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광대역 통신망을 갖춘 통신 강국이지만 불법 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려 음원 가격이 100원도 안 되는 낮은 가격에 책정된다. 다운로드 한 곡에 붙는 이익 30원도 가수, 기획사, 작곡가가 나눠가진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소수 음원 서비스 업체의 독점으로 제작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낮은 것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반면 해외에선 음원 한 곡당 최소 99센트(약 1123원) 이상에 팔리며 이 중 70%가 기획사와 가수에게 돌아간다.

한국 가수들은 음악만으론 제대로 돈을 벌 수 없다. 가수들은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광고 모델로 출연해 음원 수익 부족분을 채우고 있으며 대형 기획사들 또한 음악 대신 가수 이름을 이용한 다른 활동으로 수익을 짜낸다.

통신 강국 한국에선 아날로그 산업인 음반 시장이 디지털 산업인 음원 시장보다 여전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조차 올해 1분기 음원 수익이 19억원에 불과하지만 쇠퇴해가는 CD 판매 수익은 30억원.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음원이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해도 뮤직비디오 제작비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불평을 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지적대로 국내 음악산업 종사자들은 해외 시장 진출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온라인상에서 노래 한 곡을 내려받는 가격은 600원이다.

하지만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내놓은 ‘묶음상품’을 이용하면 월 9900원에 150곡을 다운받을 수 있다. 곡당 단가는 겨우 66원. 여기에 월 3000원만 내면 무제한 스트리밍(실시간 듣기)이 가능한 상품까지 있어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음원 가격은 0원에 가깝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 포미닛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음원 가격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K팝의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잘라 말했다.

“음반 한 장 내고 활동하는 데 드는 비용이 보통 4억∼5억원이에요. 그런데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2∼3주 동안 인기를 얻어도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국내 활동은 짧게 하고 다들 해외로 도는 거예요. 자금 회전이 안 돼서 기획사들이 무분별하게 해외에 나가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부메랑이 돼서 K팝 열풍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겁니다.”

유명 작곡가 50여명이 소속된 단체인 음악생산자연대 회장인 작곡가 MGR(본명 박용찬) 역시 “내수시장만 놓고 보면 음악은 산업이라 할 수도 없다”고 비관론을 펼쳤다. 그는 “음악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으니 해외 진출이 가능한 아이돌 가수 음반이 아니면 지금은 앨범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싸이가 몰고 온 ‘강남스타일’의 화려한 성공 아래에는 우리 가요계의 초라한 진실이 숨어 있다.

박유리 박지훈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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