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까지 공연할 작품 리스트가 쫙∼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제’ 첫 도입

Է:2012-08-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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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까지 공연할 작품 리스트가 쫙∼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제’ 첫 도입

미국에 살며 1년에 한 번씩 고국을 방문하는 허은미(42)씨는 한국에 올 때마다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을 찾는다. 국악 판소리 등 우리의 것을 보고 듣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립극장 홈페이지에 가면 겨우 한두 달 후의 일정이 있을 뿐이다. 미리 관람 계획을 세우고 싶어도 무슨 공연을 언제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극장이 1년 치 공연을 미리 예고하고 티켓을 파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허씨의 고민도 이제 끝날 것 같다. 국립극장이 매년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를 한 시즌으로 해 무대에 오를 공연 작품을 미리 예고하고 티켓도 파는 ‘국립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62년 국립극장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 국립극장의 대변신이라 할 만하다.

◇국립극장 역사를 바꿀 출발점=이런 시도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립’ 극장이지만 이름값을 못해왔다는 뼈아픈 반성에서 시작했다. 5월 초 공연 포스터를 3월에도 보기 힘들 정도로 공연을 예측할 수 없었던 현실. 여기에 ‘레퍼토리가 없다’ ‘유료 관객이 적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엄밀히 말해 국립극장만의 레퍼토리가 없는 게 아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부각시킬 시스템이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국립 레퍼토리 시즌제’다. 국립극단·창극단·발레단·오페라단 등 ‘국립’이란 타이틀을 내건 8개 예술단체의 검증받은 공연을 시즌 동안 무대에 순차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9월 5일 시즌 개막작인 국립창극단의 ‘수궁가’를 시작으로 2013년 6월 30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소리보감, 동의보감’까지 모든 공연이 정해졌다. 관객은 이 시즌에 속한 공연의 내용을 알 수 있고,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극장 입장에서도 경쟁력 있고 참신한 작품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게 됐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국립극장이 본래의 위치를 찾아 레퍼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에게 ‘난타’만 보여줄 것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물을 국립극장이 직접 만들어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연출가가 만든 개막작 ‘수궁가’=시스템이 갖춰졌으니 중요한 것은 작품일 터. 시즌 299일 동안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총 79편.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개막작 ‘수궁가’이다. 이 작품은 창극의 세계화를 위해 마련한 ‘세계 거장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세계적 연출가에게 우리가 꾸준히 공연해온 판소리 다섯 마당의 연출을 의뢰해 새로운 시각의 공연으로 만들어보자는 의도다.

‘수궁가’의 연출은 세계적 연극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마지막 제자인 독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78)가 맡았다. 지난해 9월 서울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도창(판소리 해설자)의 거대한 의상, 깔끔한 무대 디자인, 동물 캐릭터 의상과 가면, 조명 효과가 어우러졌다.

신작 중에선 한태숙 연출의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과 뮤지컬 연출가 윤호진이 만드는 창극 ‘서편제’가 주목된다. ‘메디아’는 그리스 비극을 창극화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양연극의 전통을 상징하는 원작과 한국 판소리가 어떻게 만날지 기대를 모은다.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도미부인’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지는 도미와 아랑의 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다채로운 한국 춤사위로 전개한다. 1992년 이후 국립무용단이 ‘도미부인’ 전막 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02-2280-4114∼6).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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