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 위한 기발한 화장실 찾았다… 배설물을 에너지·깨끗한 물 등으로 전환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사진)가 또다시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는 구상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이번에는 가난한 국가들의 화장실을 개선하는 일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빌 게이츠 재단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의 재단 본부에서 ‘화장실 재발명 박람회’를 열었다. ‘극초단파에너지를 사용해 배설물을 전기로 바꾸는 화장실’ ‘오줌을 모았다가 물 대신 변기를 씻어내리게 한 화장실’ 등등.

이번 박람회에 출품한 기상천외한 작품들이다. 게이츠는 1년 전 가난한 국가에 적합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공모전을 열었고, 이들이 만든 작품들이 박람회에 전시된 것이다.

공모전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팀이 물을 재활용하고, 배설물을 저장 가능한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태양열 화장실을 선보여 1등 상과 함께 상금 10만 달러를 받았다. 2등은 영국 러프버러 대학팀으로, 오물을 바이오연료와 미네랄, 깨끗한 물로 전환하는 화장실을 고안해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팀은 배설물을 위생 처리한 뒤 미네랄과 물로 바꾸는 화장실로 3등을 차지했다.

게이츠는 성명에서 “서구식 수세식 화장실은 물과 하수구, 전기와 오물처리 시설이 없는 가난한 국가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은 공중위생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에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위생적인 화장실은 연간 어린이 150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40%인 25억명이 위생적인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배설물에 오염된 물과 음식이 장질환 등을 일으켜 해마다 5세 이하 어린이 15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게이츠 재단은 화장실 프로젝트에 34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하고, 화장실 재발명 사업에 총 65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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