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 고부가가치 의료관광·전시산업 키워야 ‘2000만 시대’ 연다

Է:2012-08-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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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 고부가가치 의료관광·전시산업 키워야 ‘2000만 시대’ 연다

④ ‘2000만명 시대’를 위한 전문가 진단

참석자 (가나다순)

김대관 경희대 교수

신용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국장

이재경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홍주민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사무총장

사회=박강섭 관광전문기자

△박강섭=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이 사상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11월에 연간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하고 12월에는 1100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다. 외래관광객 1000만명 돌파가 한국 관광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가.

△신용언=우리나라는 대륙과 연결돼 있지만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사실상 섬나라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불리한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일본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는 사실은 매우 희망적이다. 세계경제가 불확실하지만 주변국인 일본이나 중국의 엔화·위안화 강세로 한국을 찾는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220만명에 이어 330만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인 관광객도 급증해 올해 처음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라면 일본·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시장의 60∼65%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김대관=국제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관광 위상이 세계 20위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20위권 국가들의 경제, 면적, 인구, 자연 등 관광 인프라를 따져 봤을 때 한국의 관광 위상은 10위권 진입과 맞먹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외래관광객의 77%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으로, 인접국가 의존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장의 다양화와 다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아울러 관광객의 지역적 분배도 필요하다.

△홍주민=외래관광객 1000만명 돌파는 한국이 그만큼 해외에 많이 알려졌다는 뜻이다. 이제는 한국 관광이 양적으로 관광대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앞으로는 양적 성장을 뒷받침할 질적 부문의 균형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전 부문에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관광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관광산업 주체인 민간의 참여와 역할도 확대돼야 한다.

△박=2020년 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려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늘려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고 보는가.

△신=이제는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에 정책의 역점을 둬야 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분야인 의료, MICE(Meeting·Incentives·Convention·Events and Exhibition), 산업, 관광벤처 등을 육성하는 관광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관광환경은 세계 30위권에 머물고 있다. 경쟁국에 비해 자연경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와 유적도 외국인 눈에는 매력적이지 못하다. 그동안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재경=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먼저 관광업계의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관광업계 구조는 수요자보다 공급자 위주로 구성돼 있다. 호텔 객실도 공급자 위주로 제공되다 보니 여행업계와 호텔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고 여행상품 가격 구조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관광선진국은 호텔 요금을 6개월 전에 여행사 등에 통보해 예측가능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급 문제로 소비자가 원하는 적정가격의 상품을 구성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김=우리나라 관광은 양적 팽창에 비해 알맹이가 부족하다. 관광이 창출하는 GDP가 2% 미만으로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비율도 낮은 편이다. 관광객의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대도시의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지만 중소도시의 인프라는 더욱 열악하다. 내수가 수출을 견인하듯 국내관광이 활성화돼야 외래관광객 유치도 탄력을 받는다. 사람이 사람을 불러 모으는 관광산업의 특성상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 자체가 관광매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방관광 활성화에 정책의 역점이 두어져야 한다.

△홍=세계관광기구(UNWTO)는 2030년에 국제관광객이 18억명으로 늘어나고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고 전망했다. 2020년을 전후해 관광객은 물론 항공노선, 여행업계, 시설, 투자, 정보, 시스템 등 모든 부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중국으로 몰릴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 시장의 성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항공이나 크루즈 노선 확대, 연간 1000만명에 이르는 중국 방문 서구관광객 중 일부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방안 등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박=관광은 이미지를 파는 산업으로 관광객을 맞는 종사원이나 국민의 환대 마인드가 중요하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3년 동안 대국민 환대캠페인을 전개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국민 2명 중 1명이 국내 여행지의 음식점에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서비스에 문제가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이러한 환대문화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부터 서비스 개선사업을 벌여왔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방자치단체나 음식점 업주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사업은 올해 끝나지만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이런 사업을 계속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한국방문의 해’는 1994년과 2001년(한일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까지 연장) 두 차례 단기로 진행됐다. 2010년부터는 메가 이벤트를 중심으로 3년 동안 체계적으로 진행했고 올해 사업이 종료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이 방문의 해를 지정해 특별 이벤트나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진행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 인천아시아게임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적정한 시기에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같은 사업을 다시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방문객들의 숙박일수를 늘리고 지방관광을 활성화는 하는 것도 양적 성장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숙박시설을 늘리고 지방을 대상으로 한 고품격 관광코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이=아이러니컬하게도 관광산업에 있어서는 교통 발달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못되는 것 같다. 교통 발달은 숙박 관광지를 당일 관광지로 전락시켰다. 고속도로가 전국 곳곳을 연결하다 보니 지방에서 숙박해야 하는 늦은 시간에도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 보편화되고 있다. 지방에서 숙박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내년은 전남 순천 정원박람회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축제가 열린다. 지자체들은 앞으로 숙박할 가치가 있는 지역임을 널리 알리는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김=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서울 부산 제주를 선호한다. 다른 지방도시로 관광객 분산을 하고 싶어도 인프라가 열악해 쉽지 않다. 민간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인프라 투자에 뛰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관광 관련 공공기관이 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제주 중문관광단지와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는데 자금줄 역할을 한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사업을 지속하고 개발기능도 복원해야 한다.

△신=지방은 물론 수도권의 숙박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관광객은 매년 20% 증가하고 있지만 숙박시설은 3∼4% 증가에 그치고 있다. 현재 수도권 객실은 2만7000실로 매년 8000실이 부족하다. 정부는 건물 증개축을 허가해 호텔로 용도 변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도시 민박업 등 대체숙박도 양성화하고 있다. 고급 숙박에 대한 국민 수요까지 감안한 새로운 수요를 파악해 안정적인 숙박 공급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호텔산업은 장기적으로 1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유망업종이다. 장기 경영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민간의 호텔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정부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민간 기업이 믿고 관광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최근 숙박시설과 관광산업에 대한 민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홍=한국을 찾은 개별여행객들이 편리하게 지방을 여행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서울시와 함께 지난달부터 유료 전국자유여행상품인 K셔틀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2박3일 일정의 고품격 관광코스를 둘러보는 상품으로 숙박, 식사, 가이드까지 포함돼 있다. 원하면 한 지역에서 내려 돌아보고 다음 버스를 탈수도 있다. 현재는 일주일에 6대가 출발하지만 이런 버스가 100대, 1000대로 늘어나면 개별관광객들의 지방관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박=저가상품으로 인해 부작용도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 아웃바운드 업체의 하청회사로 전락한 인바운드 업체 입장에서는 고품격 관광코스를 개발할 이유도 여유도 없는 게 현실이다.

△홍=저가상품을 근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가와 고가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 튼튼한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가격 대비 만족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서 지역별 15개 코스, 테마별 10개 코스로 고품격 관광코스를 만들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홍보를 하고 있고 여행사를 통해 모객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자 권리를 적극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강제쇼핑이 포함된 저가 패키지 상품은 자유경제 시장논리에 따라 패키지 내용을 정확하게 인지하게 하는 소비자 권리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100만원에 3박4일이면 어느 호텔에서 자고, 뭘 먹고, 쇼핑을 몇 번 하는 등 사전 정보가 분명하다면 기대치와 상품의 괴리에서 오는 불만이 없을 것이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이 과정에서 업계의 계약과 거래에 투명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관광업계 종사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지 않고 산업구조가 바뀌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관광인력은 저임금 구조라 우수한 인재 육성이 불가능하다.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이 서비스 산업에 대한 구조를 흔들어줘야 한다. 부족한 서비스 인력을 청년 일자리로 보충해 청년 실업을 해소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청년보다는 노령인구를 서비스 업계로 유입해야 한다. 노령인구는 임금보다 보람을 중시하는 계층이라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업계의 질적 자정능력이 필요하다.

△신=우리 국민은 외국인 환대에 인색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과 배타성도 가지고 있다.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외국인에 대해 개방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 공공 표지판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 접근이 더 용이하도록 비자 발급 개선도 필요하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가 사이에 1개 국가의 비자로 다른 나라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이나 국경절 등 외국인이 몰려오는 기간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바가지 같은 불친절이 개선돼야 질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정리=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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