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추모공원 이장 과정서 유골 첫 검시

Է:2012-08-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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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추모공원 이장 과정서 유골 첫 검시

고(故) 장준하 선생에 대한 타살 의혹이 37년 만에 고개를 들고 있다. 장 선생은 1960∼70년대 37번의 체포와 9번의 투옥을 무릅쓰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섰던 정치적 라이벌로 75년 8월 17일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15일 장준하 유족과 장준하추모공원추진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장 선생이 숨진 지 37년 만에 처음으로 검시를 실시한 결과 두개골 쪽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됐다. 이번 검시는 지난 1일 장 선생의 유골을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에서 파주 탄현면 통일동산에 조성 중인 ‘장준하공원’으로 이장하면서 이뤄졌다.

검시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머리 뒤쪽에 6㎝ 정도의 구멍과 머리뼈 금이 발견돼 인위적인 상처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63)씨는 “검시 결과 오른쪽 귀 뒷부분 후두부에 망치 같은 것으로 맞아 동그랗게 함몰된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75년 사망 당시 검찰은 ‘등산 중 실족에 의한 추락사’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사 75도의 암반에서 떨어졌는데도 장 선생의 신체에 큰 외상이 없었고 사인으로 지목된 ‘오른쪽 귀 뒤의 두개골 파열’ 등 때문에 ‘정치적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에 대해 ‘등산가들도 오르기 힘든 가파른 절벽에서 장 선생이 혼자 장비도 없이 내려오려 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기자들은 긴급조치 위반으로 잡혀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장 선생 주검은 간단한 검안만 실시한 뒤 서둘러 매장됐다. 장 선생의 부인도 “군사독재 아래서 사인이 제대로 밝혀질 리 없다”며 부검에 반대했다. 93년 ‘장준하선생 사인규명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유골 감정 등을 검토했으나 ‘두 번 죽인다’는 여론 때문에 이 역시 무산됐다.

장준하추모공원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조심스럽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기념사업회가 장준하공원 제막식인 1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선생은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대위로 근무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일제 만주군 중위로 근무하는 등 둘은 철저히 대조되는 길을 걸었다. 장 선생은 53년 ‘사상계’를 창간하고, 61년 5·16 군사쿠데타 후 박정희 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하다 국가원수모독죄로 투옥된 뒤 옥중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하는 등 반독재 투쟁에 헌신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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