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의 ‘올림픽 만남’

1948년 런던올림픽 남자마라톤에 출전했던 함기용(82), 최윤칠(84)옹이 당시 자원봉사자로, 한국 선수단 담당 물리치료사로 일한 주디스 파월(89) 씨와 만났다.

이들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선수촌 국기 광장에서 만나 64년 전 올림픽을 회상했다.

함옹은 “당시 영국에 왔을 때는 전쟁 직후라 경기장 시설이나 대회 운영이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행됐다”면서 “이번에 와보니 대회가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어 감개가 무량했다”고 말했다.

파월씨는 “한국 선수단이 20일이 넘는 긴 여행 끝에 런던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며 “큰 모험이었을 텐데 아주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파월씨는 “당시 동메달 2개를 땄지만 64년이 지난 지금에는 메달 순위에서 5위를 달리고 있어 기뻤다. 영국에도 한국 제품이 많이 있다”고 화답했다.

당시 이들은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선수와 한국 담당 자원봉사자의 상징적인 재회라는 측면에서 만남의 의미가 크다.

최옹은 “1948년 당시 주경기장으로 쓰인 웸블리 경기장을 가봤다”면서 파월씨에게 목걸이와 팔찌 등을 선물하며 64년 만의 해후를 반겼다.

대한체육회는 한국이 광복 후 처음 출전했던 올림픽이 다시 런던에서 열리는 점을 감안해 당시 마라톤에 출전했던 두 사람을 런던으로 초청했다. 이날 만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을 만나고 싶다는 파월씨의 뜻을 전해들은 체육회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앞서 파월씨는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기보배 선수가 우승하는 장면을 관람하는 등 이번에는 자원봉사자가 아닌 응원단의 일원으로 한국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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