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자율형 사립고 '사회적 배려' 미달 악순환
서울 강남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율고)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학생 충원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2학년도 강남구에 있는 자율고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충원율은 중동고 58.6%, 현대고 64.8%, 휘문고 67.3%로 서울지역 평균(75.8%)을 밑돌았다. 이들 학교의 충원율이 낮은 것은 인근 지역 거주자 중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해당하는 학생이 적기 때문이다.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은 전체 정원의 20%를 선발하는데 이 가운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가족 보호대상자, 법정 차상위 계층 등 ‘경제적 배려대상자’에 해당하는 학생은 지원자가 항상 미달된다는 게 이들 학교 측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강남구의 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는 5371가구, 저소득 한부모 가구는 506가구로 각각 서울 전체 해당 가구의 4.4%, 1.5%에 불과했다.
김형권 휘문고 교감은 “강남구에 자율고 세 곳이 몰려 있는데 학교 수에 비해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해당하는 학생 수가 적다”며 “해당 전형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보니 미달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 배려대상자 정원이 상당수 다자녀 가구(3자녀 이상) 지원자로 채워지기도 한다.
높은 교육비 부담과 소득격차에 따른 위화감도 사회적 배려대상자 학생이 자율고에 지원하지 않는 큰 이유로 꼽힌다. 자율고의 일년 수업료는 360만∼430만원 수준으로 일반고의 3배가량 되며 학생 선택에 따라 추가로 들어가는 학습비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 배려대상자 학생은 수업료 지원을 받더라도 부유층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데서 오는 위축감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씀씀이가 자신과 크게 다른 급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쉽게 어울려 지내지 못할 것을 우려해 지원을 꺼린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최홍이 교육의원은 “사회적 배려대상자들은 수업료를 지원받더라도 여러 가지 추가 비용과 경제적 격차 때문에 주눅이 들어 애당초 지원을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저소득층 학생들이 자율고 지원을 기피함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사회적 배려대상자 충원 미달에 따른 학교의 재정 결손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지역 자율고 27곳과 외고 5곳에 9억9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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