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이춘근] 흔들리는 한·일, 한·중관계

Է:2012-08-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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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춘근] 흔들리는 한·일, 한·중관계

작금 진행되는 한반도 주변 국제정치 상황 전개는 100년 전 한반도 주변 국제정치의 전개와 너무나 흡사해 보인다. 경제력 성장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중국은 아시아 모든 나라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며 한국과도 예외는 아니다. 동북공정은 북한을 중국의 고토로 간주하며, 이어도 역시 중국 땅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보통국가가 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 패퇴한 후 전쟁을 할 수 없는 국가가 되어 이제껏 정식 군대도 없이 지내온 일본은 금년도 방위백서에서 중국과 대한민국을 노골적으로 자극했다.

일본의 방위백서가 대한민국에 대해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올해로 8년째가 되었기 때문에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들은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다시 주장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동중국해를 포함한 일본 근처에서 해군 작전과 훈련 활동을 확장하고 있고 군사와 안보 방면에서 투명성이 부족해 지역과 국제사회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즉각 서면으로 방위백서에 대한 비난 성명을 냈다. 이 성명은 “중국의 정상적인 국가방위 발전과 군사적 활동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무책임한 언급에 반대한다”면서 일본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올 여름 한국은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물론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중·일 사이에서 야기되는 갈등은 대화나 협상을 통해 해소되기 쉽지 않다. 그것은 갈등의 내용이 역사적인 연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중·일 갈등은 심각한 국제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일본과 중국은 본시 운명적인 라이벌이기 때문에 국가안보 차원의 영역에서 우호관계를 상정하지 않는다. 일본과 중국은 상대방을 잠재적 적국이라고 상정하고 대비하면 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 문제는 대단히 복잡하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당면할지도 모를 어려운 상황은 지난 봄 브레진스키 교수의 저술에서 분명하게 지적된 바 있었다. 그는 “미국이 쇠퇴할 경우 ‘지정학적 위험’에 빠질 가장 대표적인 나라인 한국은 고통스러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은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받아들여 중국에 종속해서 사는 방안과 역사적 반감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관계를 더 강화하는 방안, 세 번째는 스스로의 수단으로 생존의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세 가지 방안 중 그래도 최선은 ‘일본과 함께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전략적으로 타당한 이야기지만 한국이 일본과 안보협력을 한다는 것은 현재 한국의 정치지형상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보여진 바처럼 한국은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조차 체결할 수 없는 정치적 환경 아래 있는 나라다. 일본도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협력하면 좋겠지만, 이미 미국의 확실한 지지를 확보한 마당에, 애써서 한국과의 협력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

한국이 당면할 최악의 전략 상황은 일본과 중국을 동시에 적으로 상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지금 그런 상황으로 줄달음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중국과 우호국이 되면 될 것 아니냐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대체로 친중, 반미, 반일의 입장을 취한다. 중국과 한국이 우호국이 되려면 우리가 먼저 굽히고 들어가야 할 터인데, 그때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대우해 줄까? 앞으로 한·중 관계가 조선과 명나라의 관계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있는가?

이춘근(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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