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찜통 도시’ 오명 탈출기] 사방 둘러싼 산이 바람 막고… 도심 중간에 건물 몰려 ‘열섬’ 극대화
대한민국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은 바로 1942년 8월 1일이다. 낮 최고기온 40도. 그날 최고기온을 기록한 도시가 바로 대구였다. 이후에도 1990년 38.5도, 1994년 39.4도로 당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최고가 아니더라도 2000년 이전까지 여름이면 연일 40도 가까이 오르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도 ‘더위’ 하면 대구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대구는 왜 더운 것일까?
◇선천적 더운 도시=대구는 분지내륙형 특성으로 인해 더울 수밖에 없는 도시다. 동쪽으로는 태백산맥, 서쪽으로는 소백산맥, 남쪽으로는 가야산·운문산·보현산 등이, 북쪽으로는 팔공산이 위치해 있다. 남쪽과 북쪽으로는 높이 300m 이상의 높은 산지가, 서쪽과 동쪽으로는 높이 150m 내외의 구릉지가 둘러싸고 있고 도심은 해발고도가 낮은 평지가 대부분이라 마치 거대한 성과 같은 형상이다.
뙤약볕에 달궈진 도심을 식히려면 변두리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도심까지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대구로 불어오는 편서풍은 산맥을 넘으면서 건조해지고, 대부분 대구 도심을 둘러싼 산을 넘어오지 못한다. 비구름도 잘 넘어오지 못해 건조한 날이 많고 비로 더위를 식히지도 못한다. 더욱이 도심에서 발생한 열 역시 산에 막혀 밖으로 나가지 못해 더위는 가중된다. 다른 도시에 비해 도심과 외곽의 지표온도 차이가 상당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구 도심과 변두리 지역의 온도차는 1∼2도 정도까지 벌어진다. 당연히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크다.
대구기상대 최다솜 기상예보사는 10일 “대구는 분지내륙형 특성 때문에 더울 수밖에 없는 구조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여름 기온이 항상 높은 편이었다”며 “체계적인 데이터가 있는 1961년부터 2000년까지 여름 평년기온(30년 기온 평균치)은 대구 30∼31도로 서울, 부산 29도 정도에 비해 1∼2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대구 도심은 ‘난로’=분지내륙형 특성에 기인한 도심 구조도 대구를 더위로 이름을 떨치게 만들었다. 열을 방출하는 사람·차·건물이 중앙에 집중된 대구 도심 구조는 열섬현상(도시 중심부 기온이 주변 온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유발해 더위를 부채질했다. 부산처럼 길쭉한 모양의 도시는 도심이 띄엄띄엄 늘어서 있어 상대적으로 도심의 열기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대구는 중심부에 열원이 한꺼번에 모여 있어 열기를 식힐 공간이 부족해 열섬현상이 심각하다.
대도시 특성상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것도 문제다. 콘크리트는 열을 흡수했다가 천천히 방출하는 습성이 있어 열기를 식히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옹기종기 건물들이 모여 있다보니 더위를 식혀줄 바람길도 막혀 있다. 대구의 주요 바람길은 동구 팔공산 방면, 수성구 쪽 가창골과 앞산, 북구 금호강변, 달서구 낙동강변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 아파트 숲으로 막혀있다.
김상준 대구시 환경정책과 기후변화담당은 “분지내륙형 특성으로 인한 자연적 요건에다가 대도시에서 나타나는 열섬현상이 더해져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구 도심에서의 변화가 필요했고 도심녹화 사업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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