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병사·테러범들 교환하자” 美, 탈레반에 제안… 평화협상 되살리기 포석

미국 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혀 있는 테러범들을 카타르로 옮기는 대신 탈레반에 납치된 미군 병사를 풀어주는 안을 탈레반 측에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3월 중단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미군 병사 1명과 교환 대상으로 거론되는 테러범들은 탈레반 치하에서 국방부 장관대리를 지냈던 물라 파첼, 내무부 장관을 지냈던 압둘 와시크, 군사령관이었던 누룰라 누리 등 ‘거물급’들로 알려졌다. 이들을 카타르로 보낸다는 게 미국의 계획이다.

마크 그로스먼 아프간·파키스탄 특사가 지난 6월 카타르를 방문해 카타르 정부와 이 안을 논의했다.

미군 병사 보비 로버트 버그달(26)은 2009년 6월 아프간 팍티가에서 무장 탈레반에 납치됐다. 당시 탈레반이 버그달의 초췌한 모습을 웹사이트에 공개하자 버그달의 부모는 “아들을 풀어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해 파장을 가져온 바 있다. 아프간에서 미군 병사가 납치된 것은 이 사례가 유일하다. 백악관은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탈레반과의 협상은 대선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공개된 하원 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관타나모에서 아프간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옮겨진 600명가량의 테러범 가운데 4분의 1정도가 다시 테러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테러범 이전이 이뤄진다면 미국법에 따라 의회에 먼저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타나모의 테러범 이전은 탈레반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필요악’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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