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병권] 식민행성
고대 중국에서는 붉은 빛을 띠고 있는 화성(火星)을 ‘어수선하고 의심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형혹(熒惑)이라 부르며 무척 무서워했다. 하늘의 법을 집행하는 별로 여기며 화성이 나타날 경우 전쟁이나 기근, 역병 등이 생겨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고 여겼다. 고대 서양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화성의 영어명인 마르스(Mars)가 로마 신화에 나오는 군신의 이름과 같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고를 짐작할 수 있다. 요컨대 화성은 전쟁이나 재앙과 연관된 기분나쁜 별이었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이 별에 첨단장비로 무장한 미국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무사히 착륙했다니 지구촌이 축하할 일이다. 이 로봇이 보내오는 분석자료를 통해 화성에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된다면 인류는 지구를 대신할 식민행성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SF영화나 게임에 등장하는 광산 식민행성이나 죄인들을 유배보내는 감옥행성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주의 신비가 하나둘 벗겨지는 것은 인간의 도전이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꿈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글픈 일이다. 낭만적인 이야기를 많이 갖고 있던 달이 사람이 살기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정복감과 함께 허무감이 느껴지는 이치와 같다.
이런 관점에서 우주 정복과 개발에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화성에 물이 있다거나 우리보다 수준 높은 외계인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실제 탐사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서부터다. 이 때문에 지구의 자원이 고갈될 경우 인간이 옮겨 살 수 있는 식민행성 이야기도 그저 공상가들의 한담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화성의 적도반지름은 3390㎞로 지구의 반 정도이며, 질량은 지구의 0.107배, 밀도는 3.94g/㎤, 편평도는 0.0052, 적도에서의 중력은 지구의 0.38배이다. 자전주기는 지구보다 약간 길고, 자전축이 약 25도 기울어져 사계절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력과 대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구와 환경이 비슷하다.
10월로 예정된 나로호 3차 발사를 위해 지난달 이송키로 한 1단 로켓이 러시아 측 사정으로 이달 말로 미뤄졌다고 한다. 로켓의 지연 도착이 발사에 치명적인 장애는 아니겠지만 두 번이나 실패한 전례가 있어 미덥지는 못하다. 식민행성 개발은 관두고 위성 하나만이라도 우리 기술로 제대로 쏴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병권 논설위원 bk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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