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 섭섭해서 그랬니…비박 4인의 ‘투정’?
임태희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 등 새누리당 비박 경선 후보 4명은 5일 낮과 저녁, 불과 6시간 만에 드라마틱한 입장 변화를 보여줬다. “공천헌금 확인되면 박근혜 후보 사퇴하라”던 오후 2시의 주장은 8시에 “황우여 대표가 사퇴하면 된다”로 바뀌었다. 파행된 경선 일정도 6일부터 정상화하기로 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박근혜 책임론’을 거론하고(2일), ‘경선 보이콧’에 돌입하더니(3일), ‘박근혜의 사과’를 주장하다(4일), 급기야 ‘후보 사퇴론’까지 꺼내들었던(5일) 목소리는 경선 후보·지도부 연석회의 2시간 만에 잦아들었다. 이렇게 된 이유를 황영철 대표 비서실장은 “당에 대한 애정과 정권 재창출 의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내밀한 사정을 전한 것은 홍일표 원내대변인이었다. 그는 회의 내용을 소개하며 “(비박 주자들 얘기는) 그동안 섭섭했다는 게 컸다”고 말했다. “국민에 대한 도리” “충정어린 결정” “공천헌금은 빙산의 일각”이라던 주장이 결국 경선 룰 갈등 때부터 쌓여온 ‘섭섭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집권당의 대선 주자가, 그것도 4명이 한꺼번에 나흘씩이나 공개적으로 주장한 말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마주 앉자마자 섭섭해서 내뱉은 ‘투정’처럼 돼버렸다. 당의 다른 관계자도 “김태호 의원이 연석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에게) 책임지라는 건 아니다’라고 말을 또 바꿨다”고 했다.
3일 세 차례 긴급 최고위원회와 4일 당 원로들의 호소에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는 이날 ‘연석회의’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됐다. 회의를 통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된 건 없다. 달라진 건 박 전 위원장이 회의 자리에 나왔다는 사실뿐이다. 그가 나서지 않으면 풀리는 일이 없고, 그런 그를 공격하면 투정이 돼버리는 게 새누리당의 현주소다.
이렇게 된 까닭은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지금 새누리당은 대선에 내놓을 카드가 박 전 위원장 외엔 없다. 어떤 여론조사를 봐도 그렇다. ‘불임 정당’(정권 창출이 불가능한 정당)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박근혜가 망가지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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