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1.5㎝ 차이가… 金과銀 색깔 갈랐다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는 단지 1.5㎝에 불과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개인전 결승전 세트포인트 5-5에서 진행된 단 한 발의 연장전(슛오프). 먼저 쏜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의 화살은 과녁의 위 오른쪽 9점 선상에 가까운 8점에 박혔다. 백웅기 감독은 “조마조마했다. 마지막 슛오프에서 먼저 8점을 쏘고는 질 확률이 80∼90%는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메달은 기적처럼 다가왔다. 결승 상대 아이다 로만(멕시코)은 부담감 탓인지 과녁 왼편 아래쪽 7점 라인에 가까운 8점을 쐈다. 육안으로 봐도 기보배의 화살이 정중앙에 더 가까웠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슛오프는 같은 점수라도 과녁 정중앙에 누가 가까우냐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난다. 육안으로 차이를 알 수 없으면 계측을 하게 되나 워낙 차이가 확연해 표적지 심판이 기보배의 승리를 선언했다. 표적지 확인 요원으로 현장에 있었던 박성수씨는 “정중앙에서 볼 때 두 화살의 차이가 1.5㎝ 정도 돼 별도 계측 없이 기보배의 승리가 선언됐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첫 2관왕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기자회견장에서 기보배는 “나도 당황했는데 국민들을 얼마나 깜짝 놀랐을까. 하도 긴장돼 기도하느라 (로만의) 마지막 화살을 보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기보배는 “내가 운이 이렇게 좋은 아이인 줄 몰랐다. 작년 토리노 세계선수권에서 실패를 겪은 뒤 선배들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이제는 당당히 설 수 있을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기보배는 결승 직전 8강에서 떨어져 눈물투성이인 대표팀의 언니 이성진(27·전북도청)이 “‘함께해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하길래 ‘자신있다’고 답했다”며 다시 한번 울먹였다. 기보배는 “오늘 흘린 눈물은 모두 기쁨의 눈물”이라며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백웅기 감독은 “오늘 기보배가 긴장해서 그런지 조준시간이 길어져 좀더 과감하게 쏘라고 주문했는데 마지막 슛오프 때는 너무 공격적으로 했던 것 같다”며 “보배가 진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 했다. 슛오프에서 8점을 쏘고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다렸다”고 짜릿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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