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성형 열풍] 얼짱세상… 아이돌 스타처럼 해주세요

Է:2012-08-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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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 사이의 성형열풍 배경에는 외모지상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TV를 틀면 나오는 10대 아이돌 스타들의 ‘성형고백’은 중·고생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성형을 통해 몸짱이 된 사례를 과장스레 보여주는 TV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을 성형외과로 유인하고 있다. 외모를 성공의 수단으로 여기는 10대들은 성형수술을 ‘합리적 투자’로 여기고 있다. 성형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거리낌없이 드러낸 것이다.

1일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지하도. 수술 전(before)과 후(after)의 환자 사진을 노골적으로 내건 성형외과 전광판 앞을 지나가던 서울 현대고 1학년 김모(16)양은 “저런 사진을 보면 공부하지 말고 사진 속 여자처럼 ‘의느님(성형외과 의사+하느님의 합성어)’의 손길을 빌릴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공부로 성공하지 못할 바엔 예뻐지는 게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압구정고 2학년 이모(17)양도 “저렇게 ‘환골탈태’한 듯한 사진을 어렸을 때부터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무감각하다”며 “본인만 만족한다면 자기 외모에 대한 투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하도를 나서니 참고서를 든 교복 차림의 여중고생들이 어지럽게 빛나는 수십 개의 성형외과 전광판들 아래를 분주히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 일대는 성형외과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한국의 ‘뷰티 벨트(beauty belt)’이면서 입시학원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성형을 ‘합리적 투자’로 여기는 중·고생들은 이양 외에도 많았다. 교복 차림의 10대 여학생 10명을 붙잡고 성형수술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물었다. ‘저런 광고를 보면 성형을 할 생각이 드느냐’ ‘성형미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느냐 ’는 질문에 9명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중 3명은 이미 눈 성형을 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의 이 같은 인식의 원인으로 ‘과도한 경쟁’을 지목한다. 현대 사회의 경쟁에서 공부도 중요하지만 외모가 하나의 스펙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고생들 사이에서 성형이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하나의 무기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취업과 결혼 등의 결정을 하는 20대가 ‘경쟁의 피크 시대’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 보니 최근에는 10대들도 ‘남보다 빨리’ 육체(body)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성형이란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미용에 대한 개념이 넓어진 것도 중·고생들의 성형을 부추기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서 몸이 일종의 육체자본이자 투자 대상이 됐다”며 “과거 중·고생들의 경우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그 투자대상이 몸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케이블 TV 등 대중매체에서 범람하고 있는 성형 프로그램과 ‘성형을 통해 얼짱으로 거듭났다’고 고백하는 10대 아이돌 스타들은 중·고생들에게 성형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전 교수는 “대중매체에서 보여지는 성형 프로그램이나 아이돌 스타들의 고백은 ‘성형을 통해 이렇게 행복해졌다’는, 철저한 ‘신데렐라 내러티브’ 또는 ‘영웅 내러티브’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며 “중·고생들은 성형에 대한 가치관을 채 가지기도 전에 대중매체가 던져주는 ‘빨리 튜닝해라’라는 메시지만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TV만 틀면 나오는 인형 같은 연예인들의 외모를 찬양하는 대중매체의 보도행태는 특히 유행에 민감한 중·고생 사이에 외모지상주의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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