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성형 열풍] 예뻐지고 인생 달라질줄 알았는데…

Է:2012-08-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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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을 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방학을 맞아 성형외과를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유행을 좇아 선뜻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외모 콤플렉스를 겪는 등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심지어 성형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거나 주위 친구들을 마주하지 못해 대인기피증을 보이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청소년들도 있다.

A양(18)은 2년 전 꿈꾸던 성형 수술을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A양은 성형의 부작용으로 고민하다 결국 지난해 고등학교를 그만뒀다. A양의 외모 콤플렉스는 고1 때부터 시작됐다.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A양은 주변에서 “눈(눈두덩이)에 지방이 많아서 거슬린다”라는 말을 들은 후 자신이 눈 때문에 따돌림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A양은 집에서 매일 불만을 터뜨리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부모는 마지못해 성형 수술을 허락했다. 하지만 붓기가 채 빠지기도 전에 자신의 일그러진 모습에 실망한 A양은 “재수술을 해야 한다”며 매일 울면서 밤을 지새웠다. A양은 자신의 인생이 눈 때문에 실패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심지어 길을 가다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눈이 안 예뻐서 째려봤다’고 느끼는 등 ‘인지 왜곡’ 진단까지 받았다. 학교를 그만둔 A양은 현재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성형수술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면서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도 생겨나고 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홍모(18)양은 최근 ‘보조개 수술’을 받았다. 25만원의 비용은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통해 마련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보조개가 수술로 생긴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달에만 반 친구들 중 세 명이 수술을 받았다. 홍양은 “고3이라 자율학습 시간을 주는데 그때 나가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공부보다 외모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비용의 시술을 찾다 보니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학생인 B양은 지난 4월부터 성형 부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B양은 석 달 전만 해도 성형수술을 하면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있었다. 매일 인터넷 성형 카페를 찾아다니며 수술 받을 저렴한 병원을 결정했다. B양은 잠을 쪼개가며 아르바이트를 해 부모 도움 없이 200만원의 수술비를 마련했다. B양은 콧대를 세우고 코끝을 교정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붓기가 빠지지 않았다. 계속 빨갛게 부어있는 코를 보며 절망한 B양은 “성형만 하면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지고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다”며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성형 열풍이 자칫 정체성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부모나 교사들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선완 교수는 “청소년기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데 외모에 대한 가치를 지나치게 주변 환경이나 시선에 의지하면 자아 정체성이 혼란스러워지고 수동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산 백병원 소아청소년 정신의학과 박은진 교수는 “자존감이 형성되는 시기에 외모 열등감이 생기면 성인이 됐을 때 대인관계가 불안정해지고 모든 문제를 외모 탓으로 돌릴 수 있다”며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이 자라는 데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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