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배의 말씀으로 푸는 건강] 관음증
11세기 영국 코벤트리의 영주 부인이었던 고디바 부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시내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말을 타고 지나갔습니다. 중과세로 신음하는 영지 내의 소작인들을 위해 세금을 경감해주겠다고 남편 레오프릭경이 내건 약속 조건 때문이었습니다. 말 등에서 부끄러움으로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오직 그 긴 머리카락으로만 가슴을 가리고 맨몸으로 도심 한가운데를 통과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모든 영주민은 그 시간 길로 향한 창문을 모두 닫고 집에만 머물렀습니다. 오직 한 사람 톰은 은밀하게 문틈으로 고디바 부인의 벗은 몸을 훔쳐봤습니다. 피핑톰으로 알려진 이 남자는 후에 눈이 멀게 됐다고 전설은 전합니다.
몰카·TV프로 등… 우리 사회에 만연
변태란 특별한 행동을 함으로써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을 얻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거의 모두 남자입니다. 지하철같이 혼잡한 곳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성기를 비비는 접촉도착증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나체 또는 성행위 중인 사람을 훔쳐보는 것과 이와 관련된 행동과 환상에 사로잡히는 정신적인 질병이 또 있습니다. 바바리맨으로 통하는 성기 노출증과 더불어 가장 흔한 성도착증의 하나가 바로 관음증입니다. 훔쳐본다 해서 절시증으로도 불립니다. 눈치채지 못하는 대상을 관찰하며 성적 흥분을 강하게 느끼고 이와 관련된 성적 공상이나 충동, 성적 행동이 반복되는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내릴 수 있는 진단입니다.
반드시 성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이미 관음증적인 요소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극히 사적인 생활들이 잡지에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는 것과 몰래카메라, 서바이벌 같은 TV프로그램이 그러합니다. 인터넷만 열면 사이트를 찾아 달라는 외설적인 광고가 수두룩합니다.
포스트모던에 속하는 시대 문화는 거대 담론보다는 미시 담론을 선호합니다. 또 기존의 계몽적이고 관습적인 권위를 부인하지요.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고 문화 귀족주의를 거부하고 대중주의를 추구합니다.
그 선상에서 보자면 TV나 상업방송이 추구하는 선정적이거나 신변잡기 같은 시시콜콜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방송의 속성이 널리 알리는 저널리즘의 기능과 흥미를 끄는 센세이셔널리즘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우리의 마음까지 시대의 조류에 내맡겨 놓을 순 없습니다.
피핑톰이 벗은 고디바 부인을 훔쳐본 죗값으로 눈이 멀었다면 그것은 음란의 죄보다 비열함의 죄가 더 컸을 것입니다. 시작은 그저 눈이 가는 대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다윗왕이 그러했죠. 훔쳐보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무릎을 꿇어야 할 이유가 커집니다. ‘모든 남자의 참을 수 없는 유혹’(스티븐 아터번)에 대한 방패가 필요하십니까? 욥기 31장의 말씀입니다. “언제 내 마음이 여인에게 유혹되어 이웃의 문을 엿보아 기다렸던가.” “내가 처녀에 주목 않기로 내 눈과 언약을 세웠나니.”
‘훔쳐보고 싶은 마음’ 신앙으로 극복을
‘모든 여자의 들키고 싶지 않은 욕망’(스티븐 아터번)에 대한 성령의 검도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10장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육체에 있어 행하나 육체대로 싸우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싸우는 병기는 육체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견고한 진을 파하는 강력이라.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 제게로 띄우는 세 번째 말씀 시편 19편입니다. “나의 반석이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대구 동아신경외과원장·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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