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휘발유 혼합판매 한다는데… 기름값 내려갈까
한 주유소에서 여러 정유사의 기름을 섞어 파는 혼합판매가 이달부터 시행된다. 정유사들의 공급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소비자들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식경제부는 8월부터 특정 정유사의 입간판(폴)을 단 주유소라도 정유사와 주유소 간 계약에 따라 휘발유를 섞어 팔 수 있는 혼합판매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SK폴을 단 주유소라도 GS칼텍스 등 다른 정유사 기름을 섞어 팔 수 있게 됐으며 서로 다른 정유사의 기름을 구분 저장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소비자가 여러 사의 휘발유가 섞여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혼합판매 주유소는 가격표시판 등에 ‘복수상표 자율판매업소’임을 밝혀야 한다. 혼합판매 시행은 희망하는 주유소들 중 정유사와 계약이 만료되는 주유소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 정품 제품 혼합 시 품질, 연비 등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었다”며 “타사의 기름이 싸도 어쩔 수 없이 계약된 정유사 제품만 구입해야 했던 독점 공급시스템이 깨지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기름값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자영 주유소 점주들은 혼합판매의 취지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제도가 실효를 거둘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유사가 혼합판매하는 주유소에 대해 보너스카드 등의 혜택을 차등화할 수 있도록 해 주유소의 정유사 눈치 보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 자영 주유소 점주는 “정유사들은 혼합판매 주유소에 대해 카드 혜택이나 포인트 적립액을 줄이고 나설 것”이라며 “대부분 주유 시 카드 결제를 하는데 특정 카드로 결제할 경우 휘발유 1ℓ당 100원을 할인해주다가 70원 정도로 줄이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는 “기존에 계약한 정유사들은 다른 정유사의 기름을 사다가 팔면 제일 먼저 간판부터 내리라고 할 것”이라며 “폴사인을 단 주유소를 운영하는 점주들은 정유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정유사들도 브랜드 마케팅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휘발유만 해도 정유사별로 옥탄가를 비롯한 품질이 조금씩 다르다”며 “혼합판매를 할 경우 주유소에서 어떤 기름을 파는지 알 수 없고 브랜드 관리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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