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주자들의 이미지 정치 경계해야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양상이다. 대선주자들은 예능프로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콩트 연기를 펼치거나, 인생역정을 밝히며 유권자들의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근엄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2009년 MBC 예능프로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 출연을 계기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바 있는 서울대 안철수 교수는 3년 만인 최근 대담집 ‘안철수 생각’을 내놓으면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등장했다. 하락하던 그의 지지도는 올랐다. 올 1월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가 ‘힐링캠프’에 잇따라 출연했다. 문 후보 역시 안 교수처럼 예능프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를 계기로 다른 대선주자들도 ‘힐링캠프’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방송사에 전달했으나 거절당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는 볼멘소리가 들리더니 케이블 방송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후보는 이달 초 tvN의 예능프로 ‘SNL코리아2’에, 손학규 후보는 지난 27일 같은 방송사의 다른 프로인 ‘앵그리버스’에 각각 출연해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김두관 후보는 부인과 함께 같은 방송사의 ‘스타특강쇼’ 녹화를 마친 상태다. 대선주자들의 이미지 마케팅은 시청률 제고라는 방송사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다. 이런 면에서 ‘예능 정치’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 대신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정세균 김두관 후보가 ‘예능 대열’에 합류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예능프로 출연을 통한 이미지 정치에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 정치인과 국민들 사이의 벽을 허무는 데 일조할 할 수 있고, 주 시청자인 젊은층의 정치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선주자들이 각자 추구하는 목표나 신념을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심각하다. 무엇보다 대선주자들 개개인의 능력이나 정책 비전이 뒷전으로 밀려 유권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를 희화화할 소지도 있고, 나아가 실상과 괴리된 허상이 유권자들에게 각인될 가능성도 있다. 2013년부터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사람을 이런 방식으로 뽑는다는 건 매우 위험하다. 지도자로서의 자질보다 이미지가 더 큰 위력을 갖게 해서야 되겠는가.
유권자들은 예능프로 출연에 집착하는 대선주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방송사들은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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