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한장희] 4대강 때문에

Է:2012-07-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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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부가세, 주행세 등 유류세는 휘발유 값의 46% 정도를 차지한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이면 920원 정도가 세금인 셈이다.

정부는 2008년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며 유류세를 10% 내렸다. 그 해 관련 세금은 전년보다 1조4000억원 덜 걷혔다. 다음해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폐지했고, 공급가를 내리라고 정유사들을 몰아붙였다. 최근에는 알뜰주유소 장려와 수입 석유제품 세금을 깎아주는 역차별성 조치로 정유사들의 목을 죄고 있다. 그런데도 기름값은 올 들어 주춤할 뿐 현 정부 내내 오름세를 지속했다.

정유사들은 유류세를 제외한 휘발유 가격은 국제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자체적으로 기름값을 인하할 여력이 없고, 기름값을 내리려면 유류세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술 더 떠 정유사들은 유류세를 내리지 못하는 게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논리로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4대강 사업비 22조원를 마련하려고 정부와 수자원공사가 채권을 발행했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연간 1조원 이상의 이자 부담 때문에 유류세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내렸을 때 덜 걷힌 세금과 4대강 사업에 따른 이자 비용이 얼추 비슷하다는 게 근거다.

상반기 적자를 낸 정유업체들의 다소 억지스러운 논리다. 하지만 이처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뭐든지 ‘잘못되면 4대강 사업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있다. 참여정부 말기에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라고 비아냥대던 모습과 비슷하다.

심지어 공사에 직접 참여했던 대형 건설사들까지 4대강 사업을 탓한다. 한 임원은 “이것저것 더 해달라면서 공기는 단축하라고 재촉하고, 기껏 공사를 마쳤더니 입찰담합했다고 수백억원씩 과징금을 물렸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건설사들은 태국판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통합물관리사업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꾸려지는 컨소시엄에 정부가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것도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단계지만 우려와 비판은 여전하다. 하지만 눈치를 보느라 조용히 있다가 임기 말이 돼서야 모든 문제를 4대강 사업 때문으로 돌리는 업계의 주장은 분명히 설득력이 없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고전하고 있는 업체들에겐 ‘속도전’으로 진행되며 많은 허점을 보였던 4대강 사업만큼 좋은 화풀이거리도 없는 듯싶다.

한장희 차장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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