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수학천재들 내버려두세요”
“우리 아이들 공부하게 제발 그냥 놔두세요.”
지난 16일 막을 내린 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 고교생들에 대해 출판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팀 6명은 전원 금메달을 따내며 참가 100개국 중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올려놓은 주인공들이다. 수학천재들은 큰 관심이 쏠리자 처음엔 어리둥절했으나 자신들의 인기에 편승한 출판사들의 접근이 쇄도하자 난감해하고 있다. 출판사들의 구애는 특히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이자 역대 최고 성적(2위)을 거둔 김동률(15)군에 집중되고 있다. 수학 참고서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녀교육서까지 내자는 제안도 있었다.
20일 출판계와 서울과학고 등에 따르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우승자를 내세워 책을 만들기 위한 기획안을 만들고, 실제 우승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한 출판사는 5∼6개에 달한다. 중견 출판사인 B사는 “수학교육 참고서를 출판하겠다”며 학교에 학부모 연락처를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학습교재를 주로 발간하는 K사도 “최연소 우승자 김동률군의 학습방법이 단순하면서도 좋다”면서 학부모의 연락처를 물었다. 학교 측은 출판사들의 요청을 거부했으나 다른 경로를 통해 연락처를 알아낸 출판사들은 집요하게 학부모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사는 김군의 집까지 찾아가 설득전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냉담했다. 장재원(16)군의 어머니는 “유명세가 아이들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은 출판사뿐 아니라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도 일절 거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섣불리 인터뷰에 응했다가 ‘수학올림피아드 1등은 이렇게 공부했어요’라는 식의 책이 쏟아질까 우려한 것이다.
교사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서울과학고 관계자는 “(출판사와 인터넷 매체 등으로부터) 전화가 많이 왔다. 선생님들은 외부의 지나친 관심이 아이들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교장 선생님도 이 같은 우려를 부모님들께 전달했다”고 말했다.
올림피아드 참가 학생들은 현재 여름방학을 맞아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 등지에서 초등학생들과 과학캠프를 열 계획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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