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들어간 성경… 어떻게 보시나요?
[미션라이프] 구전(口傳), 토판, 파피루스, 양피지, 종이, 웹(인터넷, 어플리케이션)….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담겨진 도구들이다. 우리는 이제 성경이 웹으로 전해지는 ‘웹시대의 플랫폼’에 서 있다. 현재 국내 인구의 5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교회 내에도 스마트폰 성경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예배가 시작되면 두꺼운 성경전서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해당 구절을 찾는 일이 이젠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성경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과 편리함을 추구하다 경건성을 잃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한다.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매일 50여분 간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송보영(30·여)씨는 “예전에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말씀을 묵상하고 싶어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의식돼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스마트폰 성경을 사용하는 이제는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송씨는 “또 한국어·영어 등 다국어 성경과 다양한 버전의 성경이 휴대전화에 전부 담겨 있어 편하고 무엇보다 가방이 가벼워지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원 정유성(32)씨는 “회사에 일찍 와서 QT 할 때 다른 종교를 가진 동료들 때문에 성경책을 펴 놓기가 다소 민망할 때가 있었는데 컴퓨터 화면이나 휴대전화로 성경을 보면 타종교를 가진 동료들이 덜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반면 스마트폰 성경보다 종이성경이 주는 경건성이 더 좋다고 말하는 청년들도 있다. 김남지(25·여)씨는 “신문기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성경은 맥락 뿐 아니라 단어 하나하나의 뉘앙스에서 받는 은혜가 중요하다”며 “휴대전화나 인터넷 브라우저 등 화면을 통해 성경을 읽으면 맥락만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라 반드시 성경책으로 묵상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준호(31)씨도 “긴 호흡으로 성경을 묵상하는 데에는 성경책이 아직 익숙한 듯 하다”며 “당분간은 앱(어플리케이션)보다는 성경책으로 묵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대체적으로 스마트폰 성경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거룩’과 ‘경건’을 위해 늘 성경을 곁에 두고 읽고 묵상하는 것이 신앙인의 바람직한 태도라며 어떤 성경을 보느냐 보다 성경을 읽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예배의 경건성과 집중을 위해 몇 가지 규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종이성경이 편한 사람은 종이성경을 사용하고, 전자매체에 익숙한 사람은 스마트폰 성경을 이용하지만 경건한 예배를 위해 성도간의 언약을 맺으라는 것이다. 소규모 그룹의 예배에서 스마트폰 성경을 사용하는 것은 그룹 멤버간의 서로 암묵적인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대예배에서 설교말씀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행위가 자칫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빈 장신대교수는 “하나님의 말씀이 시대에 따라 구전-토판-파피루스-양피지-종이에 옮겨졌듯이 이젠 성경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전자매체로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스마트폰 성경이 개인의 통신기 안에 있어 교회 내 사용규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 교수는 “스마트폰 성경은 설교시간에 성구를 찾거나 설교용어를 검색할 때만 사용하고 카톡, 문자보내기, 메일체크 등은 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성경 활용을 권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 경우 목회자가 설교 전에 스마트폰 성경 사용에 대한 공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평소에 스마트폰 성경의 성구검색 기능을 활용하는 한기채 목사(서울중앙성결교회)는 “설교시간에 예화로 그림을 보여주는 경우 성도들이 스마트폰으로 그림에 대한 정보를 검색 한다”며 “시간과 장소에 따라 잘 활용하면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영진 목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얼마 전 법률가 성경공부 모임에서 설교 할 때 회원들이 스마트폰 성경의 다양한 검색기능을 활용하자 성경공부 모임이 활성화 되는 경우를 경험했다”며 “설교시간에 눈감고 조는 것보다 설교 본문을 여기저기 찾아보고 주석까지 찾아보는 태도는 예배에 더 몰입하는 태도인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폰 성경은 늘 성경을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믿음의 선조들이 성경에 대해 가졌던 진지함은 갖기 힘들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아직 한국교회 내에는 종이성경이 익숙한 세대와 웹 성경이 익숙한 세대가 공존한다. 이에 대해 목회자들은 문화가 교차되는 이 시기에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지현· 최승욱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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