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틈새·은퇴상품으로 불황 넘는다] (상) ‘100세 상품’ 봇물
월지급식서 일대일 맞춤형까지… 베이비부머 집중 공략
증권업계가 기나긴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거래대금이 반 토막 나고, 투자자는 증시를 떠나고 있다. 구조조정의 바람마저 분다. 생존의 위협 속에서 각 증권사는 틈새상품, 은퇴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상황은 어렵지만 틈새상품으로 돌파구를 찾고, 갈수록 커지는 ‘은퇴 시장’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업 임직원을 찾아가 은퇴 준비, 재테크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려는 증권업계의 사투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보험사와 은행의 텃밭이던 은퇴시장에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유행처럼 은퇴 연구소를 세우고 월지급식 상품 등 은퇴자 맞춤형 상품을 쏟아내는 중이다. 경제가 저금리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보험사와 은행은 자금 운용의 한계에 부딪쳤다. 증권업계가 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17일 은퇴설계연구소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는 김진영 소장 등 은퇴 전문가 10여명이 포진해 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등 40대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은퇴설계 서비스와 은퇴자산 관리 방식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소는 삼성증권 지점별 은퇴설계 전문가 양성도 맡고 있다. 현재 120명인 은퇴설계 전문가는 연말까지 3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또 은퇴설계 전용 시스템을 가동했다. 1100명의 상담사가 개개인에 맞춰 은퇴 이후를 설계해준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8월 팔기 시작한 은퇴전용계좌 ‘골드에그어카운트’의 잔고는 현재 약 1조9000억원으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부부은퇴 학교’를 운영 중이다. 시간·건강·재무관리에서부터 부부관계까지 상담해주는 체험형 은퇴설계 프로그램이다.
KDB대우증권의 미래설계연구소는 미래사회를 연구하는 전문 리서치 기관을 표방한다. 은퇴 설계에 그치지 않고 사회 변화를 예측해 장기 전망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홍성국 연구소장은 증권업계의 미래학자로 불린다. 연구소는 전국 상담사 1000여명의 미래설계교육을 마쳤다. 연구소의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은퇴컨설팅 팀은 은퇴 관련 주제를 발굴해 외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은퇴 관련 상품으로 즉시연금보험, 일반연금보험 등과 함께 월지급식 상품 ‘골든에이지’를 내놨다.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투자원금 1억원당 월 50만원을 고정 지급한다. 대우증권은 투자원금이 물가상승률만큼 오르는 물가연동국채 상품도 운용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100세 시대 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통합형 은퇴설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먼저 주식으로 목돈을 만든 뒤 안정적인 국고채로 굴리고 나중엔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매달 현금으로 찾아먹는다는 구상이다. 은퇴전용계좌로는 ‘100세 시대 어카운트’가 있다. 고객 성향과 연령,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자금을 관리한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임직원은 지난 3월 고령자 눈높이에 맞춘다는 취지로 고령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HMC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전용 홈페이지를 열었다. 기업고객에게는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거쳐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현대증권은 현대경제연구원과 은퇴 세미나를 개최하고, 은퇴 자립을 돕는 일대일 맞춤형 상담을 한다. 현대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SK증권 등도 월지급식 상품으로 은퇴시장을 뚫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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