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교회 덮친 끔찍한 사고… 사모마저 잃은 30대 목회자의 기도

Է:2012-07-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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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지난 5일 오전 평택-화성 고속도로에서 빗길 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승합차가 2차로에 정차 중인 탱크로리 화물차를 피하려다 들이받은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9명 중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일 뉴스에서는 ‘빗길 3중 추돌사고로 5명 사망’ 소식으로 짧게 전해졌다.

하지만 이 사고로 평온했던 시골 교회는 큰 충격과 시름에 잠겼다. 승합차에 탄 이들은 시골교회 목사 부부와 성도들이었고, 숨진 5명은 목사 사모와 70대 이상의 권사·집사 등 모두 여성들이었다. 출석교인 40여명의 교회 성도의 4분의 1 가까이가 졸지에 유가족이 되어버렸다. 70여 가구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도 슬픔에 휩싸였다.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에 위치한 103년 전통의 방축교회(예장통합) 얘기다.

사고 당일 아침, 교회 담임인 장흥국(38) 목사와 아내 박선옥(39) 사모는 권사와 집사 등 여성도 7명과 함께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교회를 나섰다. 수원 서둔교회(정선태 목사)에서 열리는 노회 여전도회연합회 주최 부흥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운전대를 잡은 장 목사는 비가 내리는데다 고령자들이 많아 어느 때보다 운전이 조심스러웠다. 사고는 정남 IC 부근에서 발생했다. 장 목사 앞을 달리던 탑차가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접촉사고로 2차로에 정차해 있던 탱크로리 차량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뒤따르던 장 목사도 추돌을 피하기 위해 왼쪽으로 핸들을 꺽었다가 지나가던 승용차와 부딪친 뒤 튕겨져 나와 탱크로리 뒤쪽을 들이받았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탱크로리 주변에는 사고나 주의를 알리는 안내판이나 삼각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확한 사고경위는 아직도 조사 중이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박 사모와 성도인 박영수(77)·박종선(74)·오순근(73) 권사, 정소아(80) 집사가 소천했다. 장 목사 등 4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15일 시흥의 시화센트럴 병원에서 만난 장 목사의 음성은 시종 떨렸다. 무거운 자책감에 눌려 있는 듯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성도님들이 왜 이렇게 떠나가셔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직접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고통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이제서야 알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목사라는 직분으로 그저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권면하고, 훈계 하는데 익숙했거든요.”

장 목사는 장로회신학대를 졸업한 뒤 도미해 미주 장신대 신대원을 마쳤다. 미국 에너하임 참빛교회 부목사로 5년간 시무한 뒤 2009년 귀국해 수원 서둔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던 중 방축교회 담임 목사직을 요청받았다. 성도의 70% 이상이 60세가 넘고, 지역의 복음화율은 5%가 채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었다. 장 목사 부부는 고민하지 않았다. 평소 ‘담임목회를 하게 되면 하나님이 보내시는 곳으로 가자’고 아내와 함께 늘 기도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임한 지 7개월 만에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겪게 된 장 목사의 충격파는 컸다. 떠나간 아내와 성도들, 남겨진 자녀와 유가족 성도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했다. 장 목사는 슬하에 아들 2명(11세·7세)을 두고 있다. 소천한 성도들의 남편들은 대부분 80세 안팎의 노령으로 저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수시로 성도들을 몸소 돌보며 챙기고 마을 주민들을 전도하던 아내의 빈자리가 크다고 했다.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 상처를 보듬고 하루 빨리 교회가 정상화됐으면 좋겠어요. 이번 사고가 복음의 빛을 가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벌써 ‘교회 다녀도 이런 일을 당하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번 일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발견하길 원합니다.” 장 목사가 부탁해온 기도 제목이다.

시흥=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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