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어수선한 새누리]임태희 “박지만-정두언 처리 너무 달라”

새누리당 비박(非朴·비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박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아끼던’ 주자들까지 나섰다. 유력한 당 대선후보인 박 전 위원장이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사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당화 논란에 휩싸이자 그 틈을 노려 경선 판세를 흔들겠다는 각오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의 삼화저축은행 유착의혹을 들쑤셨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당시 박씨 문제를 정리하는 것과 최근 당내에서 문제가 됐던 (정 의원) 사안을 정리하는 게 왜 180도 다른가”라며 “이게 원칙과 쇄신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이 지난해 6월 박씨에게 제기된 의혹은 “본인(박씨)이 확실하게 말했으니 그걸로 끝”이라고 일축했으면서,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의원에 대해선 “책임지고 앞장서서 해결하라”고 압박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위원장이) 너무 독선적이고 어제 한 말이랑 오늘 한 말이 다르다. 대통령이 아닌데도 저러니 대통령이 되면 정말 걱정”이라고 비난했다. 안 전 시장은 “어느 한 사람의 말에 따라 당 지도부까지 좌지우지,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당내 민주화 기준에서 보면 정말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호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선과 독단으로 당을 사당화하는 제왕적 리더십, 불통의 이미지는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다”며 “낡은 리더십이고 낡은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서의 대원칙인 본회의 참석도 안 하고 어디에 계셨는지 묻고 싶다. 의원들과 소통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 사당화 문제를 수차례 지적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도 앞으로 대선행보 과정에서 비판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17일로 예정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날선 발언이 예상된다.

이처럼 비박 주자들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경선 과정에서 연대를 적극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비박 측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공통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비박진영이 자연스럽게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이 압도적으로 당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찾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많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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