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내선 ‘연못 속 고래’… 덩치 맞게 매년 10조 해외투자”

Է:2012-07-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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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내선 ‘연못 속 고래’… 덩치 맞게 매년 10조 해외투자”

자산 367조원(올해 4월 기준)에 이르는 ‘공룡’ 국민연금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수익률이 연 7.3%에 이른다. 3년 동안 거둔 수익금이 64조원으로 24년간 수익금 148조원의 43%나 된다. 유럽 재정위기로 국제 금융·자본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거둔 성적표로는 선전했다는 평가다.

특히 해외투자는 극적이다. 해외 주식·채권은 물론이고 영국 개트윅공항, 영국 런던 HSBC타워 등을 사들이며 질과 양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치권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에 불을 붙이면서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광우(63)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촉매제”라며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신천동 국민연금회관 7층 이사장실에서 전 이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전 이사장과 일문일답.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적극적인가.

“국민연금은 그동안 ‘연못 속의 고래’였다. 기금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는데 국내 시장이라는 연못에 머물렀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채권 중심의 소극적 운용은 연금재정의 장기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3년 전부터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해외투자는 해외 주식·채권은 물론 대체투자(인프라, 부동산 투자 등)를 말한다. 국민연금은 2020년에는 1000조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기금이 될 전망이다. 덩치에 걸맞게 해외투자를 적극 발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외투자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

“2010년 2월 1740억원을 들여 지분을 샀던 영국 개트윅 공항은 지난해에만 760억원의 투자수익을 냈다.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로만 올린 수익률이 연 12.03%다. 각 기금운용 부문 수익률(국내 주식 -10.34%, 해외 주식 -6.9%, 국내 채권 5.67%, 해외 채권 6.59%, 국내 대체투자 9.02%)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해외투자 비중을 계속 늘려갈 계획인가. 해외투자 리스크를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2008년 16조1000억원(기금 자산 대비 비중 6.8%)에 불과했던 해외투자는 지난 4월 말 현재 54조5000억원(14.8%)까지 올라왔다. 이를 2017년에는 125조원(2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년 10조원가량 신규투자를 할 방침이다. 물론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 그래도 기대수익률이 국내투자보다 높다면 기금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해외 우량자산에 투자하면서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노후보장을 위해 모은 사회적 자본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정치권에서 경제 민주화 논의가 활발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를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투자가치를 보전할 수 있도록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맞다. 국민연금은 장기적 투자자이고, 국민 재산을 위임받은 수탁자이기 때문에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 기업의 책임·투명·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지속성장을 견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다만 주주권 강화는 역기능이 있다. 과도한 경영 개입으로 해당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순기능은 살리되 역기능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 동안 전 이사장은 온화한 미소를 띠면서 열정적으로 답했다. 14년 동안 세계은행에서 근무하고, 2008년 초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경제·금융 전문가답게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실무경험을 드러냈다.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에 항상 따라다니는 기금 고갈 ‘악몽’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수익률 제고에 무게를 뒀다. 기금 수익률이 1% 포인트 오르면 고갈 시점이 9년 늦춰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그는 유럽 재정위기는 만성질환이고, 치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리 기업, 정부, 개인 모두 장기전을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위기는 기회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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