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집 앞 나무는 내 친구… 그 가지에 오르면 세상이 다 보였죠

Է:2012-07-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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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집 앞 나무는 내 친구… 그 가지에 오르면 세상이 다 보였죠

나무 친구 이야기/글·그림 강경선/길벗어린이

누구에게나 자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어릴 적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마당에 수돗물 대신 펌프를 쓰던 시절, 집 앞에 있었던 친구 같던 나무에 대한 회상이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세 아이를 키우는 저자가 쓰고 그려서 더욱 정감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내 친구는 나무다.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부터 있던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 어른들이 모두 일 나간 빈 집, 혼자 잠에서 깬 나는 창 밖으로 어른거리는 그 나뭇잎을 보면서 심심하지 않았다. 좀 자라서는 그 나무에 올라가 동네를 조망했다. 빨래터의 엄마, 동산에 모여 있는 친구들을 손바닥 안처럼 볼 수 있어 뿌듯했다.

나무는 의인화되기도 한다. 경운기를 타고 장을 보러가는 우리 가족을 배웅하는 나무, 한여름 시원하게 비를 맞는 나무, 그 아래에서 함께 비를 맞는 나와 공감하는 나무. 무더운 여름엔 반짝이는 나뭇잎 그늘 아래 누우면 행복했다.

사건은 어느 해 여름 벌어진다. 폭풍이 몰아치던 불길한 밤을 지나 거대한 나무는 쓰러지고 만다. 나무는 베어지고 휑한 그루터기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나. 그렇게 상실의 아픔을 겪으며 나는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그림책은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림 속 구석구석 장면에 대해 말해 주다보면 이야기꽃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날 것 같다. 내가 나무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을 보라. 바둑이와 달리기를 하는 친구, 빨래를 하는 엄마 곁에서 자기도 돕겠다며 양말짝을 빨고 있는 동생, 경운기를 모는 이웃 아저씨….

저자에게 각인된 어릴 적 추억이 없다면 이처럼 생생한 장면 묘사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그림이다. 아이들의 그림일기를 보는 듯 꾸밈이 없는데다 동양화를 전공한 저자의 솜씨가 곁들여져 따뜻하면서도 시원하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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