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상온] 연예인들의 장사

Է:2012-07-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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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엔터테이너(entertainer)는 적확한 번역어가 없다. 보통 ‘연예인’으로 번역되지만 엄밀히 말해 연예인과는 다르다. 연예인은 국어사전에 ‘연예에 종사하는 배우 가수 무용가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돼 있다. 그럼 연예란? ‘대중 앞에서 음악 무용 만담 마술 쇼 따위를 공연함’이다. 한마디로 대중공연예술가인 셈이다.

하지만 영어의 엔터테이너는 그보다 범위가 훨씬 넓다. 거기에는 즐겁게 해주는 사람, 환대하는 사람이란 뜻도 있다. 프로운동선수나 저술가처럼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면 엔터테이너다. 인기 강연자인 김용옥 교수를 우리는 교육자+엔터테이너라는 뜻의 에듀테이너라는 신조어로 부르지만 서양 개념으로는 그냥 엔터테이너다.

어쨌거나 요즘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의 위치는 사뭇 높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광대’ 혹은 ‘딴따라’라 불리며 천대받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수많은 청소년들의 꿈도 연예인이다. 인기 연예인에게 따라붙기 마련인 돈과 명예, 선망의 눈길 등이 그 이유다.

그러나 대중의 취향, 곧 인기라는 게 무상한 것이어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그러다보니 많은 연예인들이 인기 하락 시에 대비해 연예라는 본업 외에 부업전선에 나선다. 무엇보다 연예인은 지명도 높은 그 이름만으로 강력한 상업적 브랜드 파워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연예인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상품을 출시하면서 이를 상표등록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1998∼2008년 10년 동안 27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22건으로 늘었고, 올 들어 5월까지 12건이 출원됐다. 식당,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이 주 상품이지만 최근에는 소비 트렌드가 인터넷 쇼핑으로 쏠리면서 인터넷 쇼핑몰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연예인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재 성업 중인 연예인 인터넷 쇼핑몰은 130개가 넘는다.

소비자들은 상품이 아니라 해당 연예인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연예인,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각별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행위를 한 연예인 인터넷 쇼핑몰을 적발한 것은 충격이 크다. 이들은 교환·환불을 거부했고 가짜 후기를 올리는가 하면 소비자들이 올린 불리한 후기는 삭제했다. 사랑이 클수록 배신의 아픔도 크다던데 연예인들이 단순한 예능인을 넘어 진정한 엔터테이너로서 대중에게 서비스해주길 바란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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