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외국인 선교사 자녀들의 요람… 대전외국인학교 대덕에 새둥지

Է:2012-07-0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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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외국인 선교사 자녀들의 요람… 대전외국인학교 대덕에 새둥지

1940년 11월 3일 월요일, 평양외국인학교의 아침예배시간. “내일까지 모두 학교를 떠나라”는 최후 통첩이 전달됐다. 다음날 저녁 대부분 학생들은 눈물로 작별을 고했다. 6일 아침에는 교사들까지 모두 학교를 떠났다. 라이너 교장은 학교 폐쇄 후 일본경찰에 체포돼 25일간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한국 등 동북아지역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1900년 설립된 평양외국인학교의 마지막 모습이다. 설립 이후 40년간 벽안의 선교사 자녀 584명을 교육해 18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일본의 전쟁확대와 외국인 적대정책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끊어졌던 평양외국인학교의 전통은 1958년 대전 오정골에서 다시 이어졌다. 한국전쟁 이후 철수했던 선교사들이 복귀하면서 자녀교육을 위한 외국인학교 설립을 요청한 것. 미국 남장로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남침례교와 연합감리교가 건축비를 지원하는 등 3개 교단이 힘을 모아 대전외국인학교(TCIS)를 세웠다.

1990년대 한국이 선교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외국인 선교사들이 줄어들자 TCIS는 주한 외국인 자녀들과 외국인학교 입학자격을 갖춘 내국인 자녀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초중고 전과정에 걸쳐 국제학력인증 프로그램인 IB 인증을 받는 등 내실도 다졌다. 졸업생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TCIS는 글로벌 크리스천 리더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TCIS는 2008년 50년간 지켜온 낡고 협소한 오정골 캠퍼스를 장로교 재단인 한남대에 돌려주고 대전 대덕 테크노밸리에 새 캠퍼스를 지어 이전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계획보다 공사비가 늘어나는 등 재정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7월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공사재개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틈날 때마다 공사장을 찾아 벽면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구절을 남겼다.

오랜 전통의 기독학교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한 안양샘병원재단이 지난해 12월 재정지원과 경영참여를 결정했다. 성결대 총장을 역임한 김성영 목사가 새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공사는 재개됐다. TCIS는 다음달 27일 오정동 54년 역사를 마감하고 새 캠퍼스에서 개강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TCIS 토마스 펜랜드 총감은 “최첨단 시설에서 기독교 세계관 교육과 함께 최고 수준의 국제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TCIS의 새로운 비전”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새 캠퍼스는 체육관, 수영장, 공연장, 과학실험실 등 해외 명문학교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고난 끝에 새 캠퍼스를 선물받은 만큼 TCIS는 차세대 크리스천 리더 양육을 위해 기독교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광고 사태 이후 미션스쿨의 기독교 교육은 사실상 봉쇄됐지만 외국인학교는 자유롭다. TCIS에서는 학생들이 매주 예배를 드리고 성경수업을 듣는다. 고교 과정에서는 해외 고아원과 작은 교회들에서 봉사하는 비전트립도 갖는다.

TCIS는 11일 서울 신정동 양천구민회관, 12일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입학설명회를 갖고 새 캠퍼스에서 펼칠 비전을 알릴 계획이다(042-633-3663·tcis.or.kr).

대전=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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