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정서 혼쭐난 ‘MB 처남’ 김재홍

김재홍 “물의 일으켜 죄송… 선처를”

재판장 “국민은 피눈물…떳떳하냐”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에게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73)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이 항소심에서 자신의 죄를 뒤늦게 시인했다. 하지만 재판장은 선처를 구하는 김 전 이사장을 호되게 꾸짖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성기문) 심리로 4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김 전 이사장은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며 “더 이상 유무죄를 다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죄의 의미로 추징금 3억9000만원과 별도로 피해를 입힌 제일저축은행에도 3억9000만원을 내놨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범죄사실을 부인하던 1심 때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변호인은 김 전 이사장이 73세의 고령이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줄여줄 것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장은 “영부인의 친척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했는데도 경솔하게 처신해 누를 끼치고,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국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 전 이사장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하자 “그렇다면 단지 노령이라는 이유로 선처를 바라는 것이 떳떳하냐”고 질타했다.

김 전 이사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짧은 말로 최후변론을 마쳤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물의가 아니라 범죄를 일으킨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김 전 이사장 측의 보석허가 신청에 대해 “수감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 같다”며 부정적이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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